'집권 13년차' 에르도안 대통령…터키 쿠데타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6.07.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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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집권·이슬람근본주의 경도…군부 불만 키워

지난 15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터키 군부의 쿠데타는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이슬람주의 강조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터키 군부는 전통적으로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한다. 이번 쿠데타 세력 역시 '민주 질서 보호'를 이유로 내세웠다.



터키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총 6번. 이전 쿠데타는 모두 세속주의를 표방했다. 터키 세속주의는 국교 이슬람교와 정치의 분리를 표방한다. 정치에서 이슬람 근본주의가 강화될 때 군부가 민주주의와 세속주의를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스탄불 시장 출신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총리가 되면서 '절대권력'을 다지기 시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해 7년 단임제였던 대통령직을 5년 중임제로 바꾸고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재자'로 불리기도 하지만, 터키의 경제를 부양시켰다는 이유로 대중들의 지지를 얻어왔다. 총리와 대통령을 번갈아가며 4번 선출됐다. 집권 13년째다.



터키는 중동 지역 유일한 정치-종교 분리 국가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구하는 이슬람주의자로 알려졌다. 최근 터키 정부는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이슬람주의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시리아 문제에 관한 미국의 도움 요청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립국으로 남겠다며 거부한 것도 군부의 불만을 키웠다.
【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재외국민보호 대책본부에서 관계자들이 터키 내 소요사태 관련 관계부처 재외국민보호대책회의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07.16.<br />  <br />   photo@newsis.com <br />  <br />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재외국민보호 대책본부에서 관계자들이 터키 내 소요사태 관련 관계부처 재외국민보호대책회의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07.16.<br /> <br /> [email protected] <br /> <br />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슬람주의 회귀 징후와 민간인 독재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2012년 유럽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중적인 지지도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3년 5월에는 대통령의 독재와 권위주의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올해만 7차례 테러가 발생한 것도 정부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한편 이번 쿠데타는 휴가를 떠났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발생 6시간만에 이스탄불공항을 통해 복귀하며 빠르게 진압됐다. 보스포러스대교에서 쿠데타 가담자들이 무더기 투항하는 등 지금까지 150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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