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보다 행복하지않은 한국, '신뢰'높여야 선진국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 기자, 정혜윤 기자 2016.07.18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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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20년 대한민국, 선진국의 길]<6>-①'Beyond GDP' 삶의 질 향상이 선진국 조건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수출 세계 6위, GDP 규모 세계 11위 등 경제규모나 지표로 보면 그렇다. 이미 20년 전 선진국 클럽으로 분류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헬조선’이라는 표현이 횡행하는 시대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영역에서 과연 선진국일까라는 물음에 우리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는 창간 15주년을 맞이해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20년 동안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모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색해 보기로 했다.

태국보다 행복하지않은 한국, '신뢰'높여야 선진국


스무살. 성년의 나이다. 선진국 클럽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지 올해로 20년, 대한민국도 선진국 사이에서 성년이 됐다.

지난 20년간 한국은 전 세계가 놀랄만큼 성장했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으로 커졌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처럼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글로벌 기업도 많아졌다. OECD에 가입한 1996년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구매력평가환율 기준)은 1만7670달러로 미국의 45%였다. 지난해엔 3만4396달러로 미국의 67%로 늘었다.



20년간 국가와 기업은 성장했지만, 국민 행복도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UN(국제연합) 자문기구가 올해 초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보면 한국인의 행복도는 세계 58위다. 아시아 국가들 중 싱가포르(22위), 태국(33위), 대만(35위), 말레이시아(47위), 일본(53위), 카자흐스탄(54위) 등이 우리나라보다 행복도에서 앞섰다.

OECD가 올해 회원국 등 38개 나라를 대상으로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지표’(Better Life Index)에서도 우리나라는 28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총 11개 항목 중 공동체 의식과 환경은 37위, 일과 삶의 균형은 36위, 건강은 35위, 삶의 만족은 31위 등으로 거의 꼴찌 수준이다. ‘헬조선’이란 말은 이같은 지표를 반영한다. 경제적 번영은 어느 정도 일궜지만 공동체에 대한 규범, 신뢰, 책임감 등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지 못했고 이는 다시 경제성장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 석학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그의 저서 ‘트러스트’에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신뢰의 차이”라고 했다. 사회 구성원들간 신뢰가 부족하면각종 사회적 비용이 발생, 국민 행복·만족도를 떨어뜨린다. 2008년 광우병 파동이나 최근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 등도 신뢰 수준이 낮은 데서 기인한다.

전문가들은 성장 일변도의 전략을 뛰어넘어(Beyond GDP), 국민 행복도를 높이는(Go for Better Life)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성장 의 과실을 공유하고, 일자리와 건강, 신뢰, 환경 등 질적인 요소들을 균형 있게 챙겨야 한다는 얘기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본부장은 “OECD 가입 후 한국 경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지만, 노동시장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며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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