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 쟁의행위 신청키로 '사측 압박'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2016.07.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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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올뉴 말리부/사진제공=한국GM쉐보레 올뉴 말리부/사진제공=한국GM


한국GM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도 사측을 압박하는 카드로 노동 쟁의행위를 신청키로 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30일 제47차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대의원들의 만장일치 박수로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고남권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을 중심으로 중앙쟁위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노조가 오는 11일 쟁의권을 확보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만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신청을 이르면 이날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쟁의조정 신청 후 10일은 노사 간 조정기간을 갖도록 규정돼 있으며, 이후 중노위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반대로 '행정지도'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합법적인 파업은 불가능하다.

한국GM 노조는 오는 6, 7일에는 양일간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투표를 독려하는 노조 간부의 출근 투쟁을 실시할 계획이다.



노조는 향후 11일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12일 중앙 쟁대위 회의를 연 뒤 15일 출범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GM 노사가 지난달 30일 기준 14차 임단협 교섭을 마친 가운데 협상은 큰 갈등없이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조원 손실을 입은 상황에 노조가 전국금속노조 공동요구안인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과 '성과급 400% 지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 협상 초기로 노사가 구체적인 의견 교환을 나누지 못한 상태다.


이밖에 노조는 회사 미래발전전망 관련 특별요구안으로 △2018년까지 8조원 투자계획 이행 △부평2공장 차세대 감마 SUV 및 차세대 아베오 생산 △신형 중대형차 생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초 임팔라 국내 생산 무산이 결정되며 올해 한국GM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말리부의 성공적인 출시와 스파크의 활약 등에 힘입어 한국GM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경영실적을 내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마련되자 노사가 갈등보다는 대화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에 한국GM 노조의 쟁의행위 신청이 파업을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제스처를 보여주는 것일 뿐 실제 파업에 나서고자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GM 노조는 그간 교섭을 진행하며 6월말, 7월초에 노동 쟁의행위를 의례적으로 신청하며 파업을 결의해왔다. 그러나 2014~2015년 2년 연속 무분규로 협상을 타결하는 등 형식적인 절차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고남권 노조 지부장도 14차 교섭에서 "노조는 과정을 짜서 절차를 진행하지만 대화의 끈은 놓지 않을 것"이라며 "이후에는 노사가 긴장감을 가지고 교섭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가 매년 의례적으로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노사가 갈등보다는 대화를 통해 현안을 풀 수 있도록 교섭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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