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트랜스오션 드릴십 1기 내달 인도, 2천억원 확보"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6.06.29 15:59
글자크기

9월 4000억원 회사채 상환에 주력…29일 정성립 사장 "소난골때문에 컨틴전시플랜 발동안할 것"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6.6.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16.6.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우조선해양 (31,700원 ▲900 +2.92%)이 드릴십 1척을 다음달 15일경 선주인 미국 트랜스오션사(社)에 인도하면서 2000억원을 받는다.

29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올해 인도 예정인 드릴십 3척 가운데 트랜스오션이 발주했던 1척이 다음달 15~20일 사이에 인도된다. 소난골 드릴십 2기 인도 연기로 인한 '1조 유동성 위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일단 9월 만기 회사채 4000억원 상환의 절반 몫은 확보하게 됐다.



드릴십은 계약금의 60~80%를 인도시 지급받는 '헤비테일'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이번 트랜스오션 드릴십의 경우는 예외다. 대우조선은 '자금 부족'을 이유로 트랜스오션의 양해를 얻어 총 계약금액 5630억원 가운데 64%에 해당하는 3600억원 가량을 이미 받은 상태다.

이 드릴십은 현재 옥포조선소 인근 해상에서 시운전중이며, 조선소로 다시 들어오지 않고 해상에서 선주측에 바로 인도된다. 원래 지난달 31일 인도 예정이었으나, 계약날자까지 건조가 마무리되지 않아 대우조선은 인도 일정 연기 공시를 한 바 있다.



이 트랜스오션 드릴십은 대우조선에 1조원 이상 유동성 문제를 촉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난골(Sonangol)과 비슷한 시기에 계약됐고, 인도 시점도 비슷하다. 트랜스오션 드릴십 1기는 2013년 10월 15일, 소난골 2기는 바로 다음 날인 2013년 10월 16일 계약을 체결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수요가 높아 저가 수주가 횡행하던 시기였고, 대우조선해양이 고재호 사장 체제에서 분식회계를 하던 때와 겹친다.

드릴십 3기 모두 완공은 됐지만, 선주측의 자금 사정에 따라 '인도'와 '인도 연기'로 운명이 갈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트랜스오션은 세계 1위를 다투는 석유시추업체 전문업체로 자금 흐름에 문제가 없지만, 소난골은 산유국인 앙골라가 저유가로 고전하는 가운데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난골 드릴십 1척은 시운전을 마쳤고, 또 1척은 옥포조선소 인근 해상에서 시운전중이다.


대우조선은 2013년 10월 아프리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과 드릴십 2기 계약을 맺었고, 이달말 2기 모두 인도할 계획이었지만 선주측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인도 시기가 연기됐고 선주 측과 협의중이다.

소난골과 관련 대우조선은 20%에 해당하는 선수금 2660억원만 확보한 상태로, 나머지 80%인 1조637억원은 인도시 받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29일 주형환 산업부 장관과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난골때문에 컨틴전시플랜을 발동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사장은 30일경 국내에서 소난골 관계자들을 만나 인도 시기와 대금 납입을 재조율하고, 여기에 주형환 장관까지 나서 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트랜스오션 드릴십 인도 2000억원에 서울 다동 본사 사옥 매각으로 1800억원을 확보하고, 오는 8월 당산동 사옥 매각으로 500억원 안팎을 확보하면 일단 9월 만기 회사채 4000억원은 갚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