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브렉시트 영향권···EU 정상회의 '주목'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6.06.26 11:27
글자크기

[주간증시전망]

코스피 브렉시트 영향권···EU 정상회의 '주목'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며 국제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다음주에도 브렉시트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연합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6월20일~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대비 28.16포인트(1.44%) 하락한 1925.24로 마감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된 24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108포인트 급락하며 악재에 민감한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영국 FTSE지수는 3.15% 하락했고 독일 DAX 지수는 6.82% 떨어졌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날 연고점까지 상승했던 파운드화는 투표 결과 소식에 11% 폭락하며 30년래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다우지수도 3.39%, S&P500 지수는 3.6%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4.12% 급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브렉시트가 예상되는 지금 위기에 대응하는 주요국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브렉시트 논의가 본격화될 28~29일 예정된 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주요 일정으로 꼽았다.



◇브렉시트, 금융위기 아니다=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크지만 이를 2008년 금융위기나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와 비교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영국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영국 재무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 탈퇴시 2년 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시나리오별로 3.6% 또는 6.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브렉시트의 최대 피해자는 영국이 될 것이며 글로벌 경제에도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그 전에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환경 악화 가능성도 있으나 그 전에 글로벌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조 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수 있으나 시장의 변동성도 점차 감소할 것이다"고 밝혔다.

과거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됐을 당시 연준은 2년간 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고 암묵적 약달러 정책을 이어갔다. 유로존 재정위기 때도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공급(LTRO)과 구제금융 재원 확충 등 정책적 지원이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유럽연합의 공동대응과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피, 1차 저지선은 1880=주식시장에는 당분간 위험 회피 성향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브렉시트로 자산가격 버블 붕괴와 같은 실물경제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은 아직 낮다"며 "다만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위험회피는 당분간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단기 충격에 따른 코스피의 1차 저지선은 1880포인트로 추정했다. 이미 지난 24일 코스피는 장중 1892.75까지까지 하락한 바 있다. 1880포인트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0.87배에 해당된다. 2차 저지선은 1800~1830대로 주가수익비율 0.84배 수준이다.

한효섭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금융위기 가능성이 대두됐을 때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15% 내외 급락했다"며 "브렉시트는 금융위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10% 내외의 하락에 그칠 것이다"고 예상했다.

지난 2010년 3월 그리스의 구제금융으로 인한 금융위기 우려시 코스피 지수는 12.8%의 조정을 겪었다.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됐을 때는 22.5%, 2012년 5월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는 13.7%의 조정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되기까지 2년이 걸리므로 시장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며 "반등시 저평가 대형주, 특히 소재·산업재 업종이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