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유로스톡스50 ELS 풍선 터지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6.06.24 15:06
글자크기

[브렉시트쇼크]유로스톡스50 ELS, 중국H지수 ELS 보다 많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사실상 확정되며 국내외 증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탈퇴가 결정되더라도 이를 시행하기까지는 2년 가까운 협상을 거쳐야 하고 조만간 각국의 정책대응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지만, 충격이 가라앉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증시 급락이 예상되면서 유로스톡스50지수를 토대로 한 ELS(주가연계증권) 녹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미국 나스닥 선물도 급락하는 등 여파가 만만치 않은 상태다.



유로스톡스50은 유럽 대표기업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프랑스와 독일 기업 비중이 각각 35%, 30%로 가장 많고 스페인이 뒤를 차지하고 있다. 업종으로 보면 은행주의 비중이 가장 높고 화학, 보험사들도 많다.

브렉시트의 타격은 어느 업종에나 미치지만 당장은 제조업보다 금융주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로스톡스50의 하락이 생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국내에 발행돼 있는 유로스톡스50 ELS의 손실 가능성도 커졌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유로스톡스50을 기초로 한 ELS의 발행잔액은 43조원 가량이다. 홍콩 H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 발행잔액(36조원 수준)보다 잔액이 많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홍콩H지수가 약세를 보이며 유로스톡스50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브렉시트로 인해 국내 뿐 아니라 유로스톡스50 ELS 등 해외 주가지수에 연계된 부분이 잠재적 위험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당국도 브렉시트에 대비해 유로스톡스50 ELS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가는 유로스톡스 50 ELS의 경우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이 일어날 수 있는 주가 수준)에 여유를 뒀기 때문에 중국H지수 ELS와 같은 대규모 녹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국내에 판매된 대부분 ELS는 기준가 대비 40~60%까지 가격이 하락해야 녹인구간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브렉시트 투표직전 유로스톡스50 지수는 3000 안팎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영업현장에서는 브렉시트의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 지 가늠하기 어렵고, 발행잔액이 워낙 많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유로스톡스50이 3700선에 근접했을 당시 발행된 ELS가 많았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유로스톡스50지수가 2200선까지 떨어질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녹인 규모는 2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며 "녹인구간을 여유있게 설정했다지만 하락폭이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