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글로시' 자재로 시공한 부엌가구 이미지
글자 그대로 '고광택'이라는 의미를 지닌 하이글로시는 합판이나 원목 등 목질 자재에 특수한 코팅을 입혀 광택을 살리거나 소재 자체가 고광택을 갖도록 처리한 공법이다. 반짝반짝 광이 나는 데다 긁힘이 적고 습기에도 강해 관리가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닌 하이글로시는 다소 촌스럽다(?)는 일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내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대세로 등극했다.
요즘 인위적인 광택을 최소화한 '무광'(無光) 인테리어가 뜨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다. 무광은 매트한 느낌을 줄 수 있게 파티클보드(PB), 중밀도섬유판(MDF) 등 목질 판상재에 시트지 등을 붙이거나 도장해 가공 처리한 것을 말한다. 과거엔 화이트 계열의 밝은 색상 무광 소재가 주로 쓰였지만 최근엔 검정, 회색 등 어두운 톤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 신발장, 붙박이장은 물론 부엌가구의 상·하부장 문(도어)에도 널리 쓰인다.
무광과 자연주의 트렌드에 대한 애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엔 실용성과 안전성 모두 위협받는 상황도 연출된다. 위생, 항균 등의 이유로 인조대리석을 까는 것이 보편적인 부엌 상판에조차 원목 등 목질 자재를 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목재는 수분에 취약해 세균 번식 등의 위험성이 큰 편이기 때문에 물 사용이 필수적인 부엌이나 욕실 등엔 적합하지 않은 소재다. 그럼에도 시공을 한 경우라면 사용 시 각별한 주의와 관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