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 오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승부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2016.06.21 05:45
글자크기

[역사 속 오늘]KBO 첫 팀 매각… '30승 투수' 장명부 고별전 선발, 롯데에 6-16 패배

삼미 슈퍼스타즈 팀 로고.삼미 슈퍼스타즈 팀 로고.


31년 전 오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승부
1985년 5월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구단주 회의에서 당시 김현철 삼미 구단주는 풍한그룹의 청보식품에 구단을 매각하기로 한 사실을 알린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모기업 삼미그룹이 적자덩어리 야구단을 청보그룹에 매각한 것.

구단주 총회는 곧장 삼미 슈퍼스타즈의 회원탈퇴와 청보식품의 회원가입 승인을 처리한다. 삼미는 그해 전기리그까지 팀을 운영한 뒤 후기리그부터 청보에게 구단을 그대로 넘기기로 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첫 팀 매각이었다.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많았지만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꼴찌' 삼미 슈퍼스타즈는 그렇게 예정된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결국 전기리그 마지막 날인 31년 전 오늘(1985년 6월 21일) 인천 숭의야구장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고별경기가 펼쳐졌다. 평일이지만 평소보다 많은 약 320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를 홈으로 불러들인 삼미 슈퍼스타즈는 에이스 장명부를 선발로 내세웠다. 장명부는 1회에만 볼넷 3개와 안타 6개를 허용하며 8점을 허용했다. 1회부터 승부가 갈리는 듯했지만 삼미 슈퍼스타즈도 1회말 금광옥이 3점 홈런, 3회말 이선웅·김바위가 각각 1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프로야구 3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30주년 전시존' 행사장에 걸린 삼미 슈퍼스타즈 유니폼을 야구팬들이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시스프로야구 3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30주년 전시존' 행사장에 걸린 삼미 슈퍼스타즈 유니폼을 야구팬들이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롯데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결과는 6대 16으로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배. 그해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억대 연봉 선수가 된 장명부는 이날 패전으로 4승14패1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전기리그를 마무리했다. 그는 리그 통산 첫 50패 투수가 되는 불명예마저 얻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이날까지 프로야구 출범 후 3년 반 동안 335경기를 치러 120승4무211패를 기록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경기 후 흔한 기념식도 없이 선수들은 쓸쓸히 퇴장했다.


팀은 조용히 사라졌지만 여전히 KBO 역대 기록지엔 삼미 슈퍼스타즈의 이름이 남겨져 있다. 팀 최다 연패(18연패·1985년), 시즌 최저 승률(0.188·1982년), 기별 최저 승률(0.125·1982년) 등의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대부분이지만 한 시즌 개인 최다승(장명부·30승·1983년) 등 영광의 기록도 함께 새겨 있다.

2004년엔 삼미 슈퍼스타즈의 실제 선수 감사용를 배경으로 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이 개봉되면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이야기가 화제를 끌기도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