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회장의 반성 "조선사 감사, 산업전문가 도움받을것"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6.06.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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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미공개정보 이용 제재강화 환영…회계법인 대표 징계 인과관계 부적절"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임기 4년 동안 저는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외부감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선·해운 대규모 회계 부실 사태는 가슴이 아픕니다. 우선 공인회계사 업계 내부 자정을 위한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 하겠습니다."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 감사인 스스로 전문가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돕고 사회 전반적으로 회계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신임 회장 선거일인 오는 22일부로 임기가 끝나는 강 회장의 퇴임을 기념해 열렸다. 하지만 최근 회계업계 전반에 부실 감사에 대한 비판과 회계법인 대표와 임직원들의 미공개 정보 유출·이용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질문들이 주로 오갔다.

강 회장은 자정을 위한 TF를 공인회계사회 상근 부회장을 비롯해 10여명으로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 대표들과 청년회계사회 대표, 여성회계사회 대표 등 다양한 회계업계 구성원들을 포함시킨다는 그림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 대우조선해양 같은 수주 산업 기업의 회계 감사를 성실히 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수주 산업 기업을 감사할 때 필요한 핵심 감사 항목을 지정하고 수주 진행 정도 등에 대한 판단을 도와줄 산업 관련 기술 전문가를 감사 절차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강 회장은 TF 논의를 통해 회계사 30명 이상 100명 미만의 작은 회계법인에도 품질 관리 책임자를 지정해 각 회계법인의 감사 품질을 높이겠다고도 밝혔다. 현재는 국내 회계법인 중 회계사 100명 이상이 소속된 대형 법인들에만 품질관리 전담사를 두고 있다.

강 회장은 "차기 회장 임기에는 TF팀 논의를 통해 최근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감사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오는 22일 열릴 공인회계사회 총회에서 주요 회계법인 대표들과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반성하는 내용의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유출하거나 이를 활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는 회계사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이는 정치권 움직임에 대해서도 "처벌이 강화되면 당연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중 공인회계사회 차원에서 회계법인들이 전체 감사 대상 기업의 주식을 갖지 못하도록 막아 놓았다"며 "회계법인 소속 임직원들의 주식 보유를 제재하는 것은 우리가 국제 기준보다 더 강하지만 국회에서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더 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그는 최근 금융당국이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회계법인 대표들에게 책임을 물리는 데 대해서는 연관 관계가 적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 회장은 "감사 업무는 개별 감사인(회계사)이 책임을 지는 사안이고 회계법인 대표는 회계 감사 품질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사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계법인 대표를 처벌하려면 회계법인 대표가 감사 품질 유지를 못해서 개별 감사 행위가 실패로 돌아갔는지의 인과관계를 엄격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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