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은행 잠자는 돈' 보너스? 계좌통합관리서비스 12월2일 시행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6.05.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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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상 미사용 50만원 미만 소액 계좌, 수수료 없이 잔액이전 가능…"성인 1인당 약 3만원"

한국금융연구원이 30일 은행회관에서 '계좌통합관리서비스 도입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등 토론자들이 주제발표후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은행연합회한국금융연구원이 30일 은행회관에서 '계좌통합관리서비스 도입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등 토론자들이 주제발표후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은행연합회


12월2일부터 은행에 잠자고 있는 자신의 돈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1년이상 사용하지 않은 계좌의 평균 잔액은 국민 1인당 30만원에 육박해 연말에 대규모 '잠자는 돈' 찾기 러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30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계좌통합관리서비스 도입 관련 공청회'에서 "성인 4000만명 기준으로 장기 미사용 계좌의 평균 잔액은 35만원이고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연말에 시행되면 이를 통해 1인당 약 3만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는 모든 은행의 본인명의 계좌를 실시간으로 일괄 조회해 오랫동안 거래가 없고 잔액이 적은 장기 미사용 계좌를 해지하고 잔액이전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시스템 구축과 11월 시범서비스를 통해 12월2일 시작될 예정이다. 은행 창구에서는 내년 3월 시행된다.

은행은 장기 미사용 계좌를 정리하면 계좌 유지 및 관리에 소요된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은 미사용 계좌가 금융사기 등에 악용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시작되는 연말에 대규모 '잠자는 돈' 찾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1년이상 미사용 계좌 중 지급정지 계좌를 제외한 계좌수는 7730만개이고 잔액은 13조8000억원에 이른다. 1년 이상 미사용 계좌에 남은 돈을 모두 찾을 경우 계좌당 평균 17만9000원을 찾을 수 있다.

잔액이전이 가능한 계좌의 소액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년이상 50만원 미만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이 과장은 "장기 미사용 계좌가 더 생기지 않고 다른 제도와 기간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소액 기준도 이동통신 소액결제 등 사회통념상 기준을 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동통신 소액결제 기준은 50만원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년이상 사용하지 않고 잔액이 50만원 미만인 계좌의 잔액은 총 1조2300억원에 이른다. 성인 1인당 평균 3만원을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시행되는 초기에는 잔액이전에 따른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과장은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시작하는 초기에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계좌정리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면 단기간에 미사용 계좌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연말에 계좌통합관리서비스로 국민들이 잠자는 돈을 찾으면 소비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말에 계좌통합관리서비스로 찾는 돈이 수천억원에 이를 수도 있어서다. 이 과장은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잘 알려지면 몰라서 돈을 찾지 못했던 장기 미사용 계좌가 줄어들 것"이라며 "계좌 정리가 많이 이뤄지면 국내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 은행들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처럼 계좌 유지 수수료를 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계좌 유지 수수료 도입, 예금거래기본약관 개정 등을 통해 불필요한 계좌를 정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과장 역시 "은행들이 국민들에게 계좌를 정리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한 다음에 계좌 유지 수수료 도입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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