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증거조작' 거라브 제인 前대표 검찰 소환 불응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김종훈 기자 2016.05.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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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청사 깃발/사진=뉴스1서울중앙지검 청사 깃발/사진=뉴스1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의 한 책임자로 지목된 거라브 제인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47·인도 국적)가 검찰 소환요구에 불응했다.

제인 전 대표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피해자들의 부작용 호소 글을 지웠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27일 "변호인을 통해 제인 전 대표와 소환일정을 조율했지만 전날 불응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계속해 출석을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메일로 서면조사를 진행한 뒤 제인 전 대표가 현재 거주 중인 싱가포르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방침이다.

제인 전 대표는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싱가포르 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아태지역 8개 국가를 총괄하고 있는데 "업무가 바빠 시간을 낼 수 없다"고 검찰에 전했다.



그는 "샤프달 현 대표가 사과 기자회견 중 항의를 받고 존 리 전 대표가 검찰 출석 당시 피해자들에게 겉옷을 붙잡혔던 상황 등을 보며 두렵고 겁이 난다"는 말도 했다.

제인 전 대표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2년 동안 옥시를 이끌었다. 앞서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마케팅부문 부서장을 역임했다.

검찰 관계자는 "제인 전 대표는 상당 기간 한국에 머무르면서 중요한 업무를 맡았는데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 생산과 관련해서도 확인해야 할 혐의점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가 구속기소된 조모 서울대 교수(57)에게 뒷돈 1200만원을 건넨 주체로 보고 있다. 조 교수는 옥시의 요청으로 '제품과 소비자들의 폐 손상은 관련 없다'는 취지의 거짓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조 교수에게 실험 의뢰 이메일을 보낸 사람이 제인 전 대표로 드러난 상황이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 소환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레킷벤키저 측과도 연락을 취했지만 회사에서는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입장이라고 한다. 제인 전 대표 역시 개인적으로 한국인 변호사를 선임했다.

검찰은 옥시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제조해 판매한 과정에 대한 수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증거 조작' 수사는 제인 전 대표의 조사가 이뤄지고 난 뒤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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