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이번 렌딧 컨퍼런스는 단 이틀 간 진행됐는데도 4000여명의 참관자가 몰렸다. 콘퍼런스 참여 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의 3분의 1이 플랫폼 회사 즉, P2P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투자자 그룹의 다양성이다. 국내에서는 흔히 P2P라고 하면 개인 대 개인 대출과 투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라고 인지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은행들, 보험사들, 연기금, 벤처캐피탈 그리고 헤지펀드까지 현지에서 만난 투자자들은 다양했다.
시장 규모 역시 급격히 발전해 왔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P2P금융 시장 성장률은 매년 거의 2배씩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 내 P2P금융회사에서 집행된 대출 규모는 약 340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에 이른다.
P2P 시장을 분야별로 나눠 보면 △개인신용 대출 약 29조원 △소상공인 대출 4조8000억원 △부동산 대출 8000억원 등으로 개인신용 대출의 규모가 가장 컸다. 개인신용대출 분야에 렌딩클럽(Lending Club), 프로스퍼(Prosper), 업스타트(Upstart), 소상공인 대출에 온데크(OnDeck) 등을 꼽을 수 있으며, 학자금 대출에서는 소파이(SoFi) 가 가장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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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P2P 시장 역시 분야별 강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창업한 렌딧(Lendit)은 지난해 5월8일 서비스 시작 때부터 개인신용대출에 주력, 지난해 말부터 개인신용대출 부문 1위에 올랐다. 8퍼센트와 빌리(Villy)는 소상공인 대출에 주력하며 개인신용 대출과 부동산 담보 대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테라펀딩(Tera Funding)은 부동산 담보 대출의 강자다. 소상공인 대출만 운영하는 펀다(Funda)도 있다.
빠르고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P2P금융산업의 발전 방향은 론 수버 프로스퍼 회장이 이번 렌딧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P2P 금융 생태계를 3개의 다리를 가진 의자에 비유했다. 첫번째 다리가 개인·소상공인·부동산 소유자 등의 대출자 그룹, 두 번째 다리는 개인·기관으로 구성된 투자자들이다. 마지막 세번째 다리는 자체 심사모델, 제3자 기업들, 정부규제 등을 포함한다.
그는 P2P 생태계의 3요소 중 어느 하나가 과도하게 발전하거나 부족함이 없이 균형을 이루어야만 산업적인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은 현재 대출자 그룹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투자자의 경우 기관 투자자의 참여는 아직 본격화 되기 이전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지막 세번째 다리를 구성하는 분야들은 거의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장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머지않아 P2P 금융 생태계가 풍부하게 발전해 주요한 금융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