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 시리즈' 회화 부문 선정자인 김봉태 작가.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원색을 머금은 기하학적 형상들로 조형의 본질에 천착한 김봉태(79) 작품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그는 1960년대 이후 한국 미술계를 주도한 모노크롬(단색)의 화법을 따르지 않고 색, 선, 면과 같은 본질적 조형 요소로 독자적 예술세계를 일군 '왕년의 혁명가'다.
4·19혁명이 일어난 1960년. 그는 당대 작가들의 등용문인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가 열리던 덕수궁 바깥 돌담에다 그림을 걸었다. 그가 창립 멤버로 이름을 올린 '1960년 미술협회'가 반(反) 국전을 기치로 내걸고 개최한 전설적 전시, '벽전'(壁展)이다. 국전의 관료주의와 선정작의 보수성 등을 문제 삼으며 열린 '벽전'은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등단 선언'이 됐다.
김병태의 2007년 작 '춤추는 상자'.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그가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 현대미술 작가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선정되며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2014년 이건용, 김병기, 2015년 황용엽 전에 이어 '한국 현대미술 작가 시리즈' 회화 부문 네 번째 전시로, 1960년대 이후 그의 대표작 10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는 김봉태가 구축한 예술 세계를 시기별로 나눠 선보인다. '표현적인 추상미술(앵포르멜)의 시기'(1960년대 초반~중반)에서 초기 표현주의 추상 미술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기하학적 조형 및 삼차원의 탐색 시기'(1960년대 중반~1990년대 중반)에서는 작가가 기하학적 형태의 보편성과 삼차원의 입체성에 주목한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색면의 유희성과 변형캔버스 시기'(19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에서 순수 회화적 요소인 색채와 색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와 회화와 조각의 중간단계인 독립적 입체 조형이 나타나는 시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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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재료를 통한 공간감의 확장 시기'(2000년대 중반~)는 빛을 투과하는 재료인 플렉시글라스(plexiglass)를 사용하여 깊이감과 공간감을 확장한 김봉태의 약동하는 현재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25일부터 오는 7월 1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