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내 오만한 답답함을 털어놓자 한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그러지 마. 당신보다 당신 아들이 훨씬 똑똑하고 당신 팀원들이 당신보다 아이디어가 더 많아. 지난 경험 같고 예단해서 지시하면 일만 그르쳐, 그냥 좀 내버려둬 봐.” “아니 그럼 시험 전날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을 3~4시간씩 보고 있는 앨 가만 둬? 그냥 내버려 두면 요즘 젊은 애들이 제대로 일이라도 하겠어?” 내가 이렇게 반문하자 그 지인은 “요즘 유행하는 섬기는 리더십 몰라? 주인이 되려 하지 말고 종으로 좀 섬겨봐”라고 말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2. 현실감각=섬기는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 대해 현실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시도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도와준답시고 비현실적인 해법이나 목표를 말하면 이건 섬기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척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지시하는 것이다. 많은 한국 부모들은 내 자식이 반드시 공부를 잘해 명문대에 들어갈 것이란 믿음부터 현실적인지 냉정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아이가 할 수 있는 목표와 비전으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지 달콤한 목소리로 “그래도 넌 할 수 있어”라고 유도하는 것이 섬기는 자세는 아니다.
4. 초점=섬기는 리더십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따르기만 한다면 그건 리더십이 아니라 줏대가 없는 것이다. 진정으로 섬기는 리더십은 집중해야 할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중요한 것은 이 목표가 공감과 현실감각을 토대로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수립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식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주되 범위를 정해주고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다. 이 범위에서 목표와 초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5. 디테일=섬기는 리더십은 디테일에 강하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감정을 공감해 주는데서 그치지 않고 뭔가 결론을 내리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정보를 최종 결론을 내리려면 세부적인 사항을 잘 알아야 한다. 세세한 내용을 잘 모르면 그만큼 결정도 허술해지기 쉽다. 큰 이슈는 누구나 신경을 쓰기 때문에 실수가 별로 없고 있어도 금세 잡아낼 수 있다. 승부는 디테일에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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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윤리=‘오냐 오냐’하는 것이 좋은 리더십은 아니다. 비윤리적인 의견마저 섬기는 마음으로 따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윤리 문제에 대해선 엄격하고 단호해야 한다.
7. 절제=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낫다. 다른 사람이 해줬으면 하는 행동이 있다면 말로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빠르다. 이런 솔선수범은 자기 절제가 바탕이 돼야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