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Q 3260억원 순손실…연 50만대 생산목표 2년 앞당겨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6.05.05 16:00
글자크기

차량 인도 시기 놓쳐 매출 22% 증가 불구 손실 기록…머스크 회장 "제조업 선두주자 돼야"

테슬라 모델3. /사진=그린카리포트테슬라 모델3. /사진=그린카리포트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1분기 매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83%가 늘어난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품 수급 차질로 약속했던 차량 인도 시기를 맞추지 못한 것이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4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미국 회계기준(GAAP) 순손실 규모가 2억8227만달러(약 32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로써 테슬라는 2013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당순손실은 전년동기대비 75% 증가한 2.13달러로, 전년 동기(1.22달러)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예측한 주당 0.87달러, 톰슨로이터가 예측한 0.58달러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반면 1분기 매출은 1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9억3988만달러) 대비 22% 증가했다. 비일반회계 기준 매출은 16억달러로, 역시 전년 동기(11억달러) 대비 4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16억달러)과 일치하는 수준이었다.



한편 테슬라는 생산량 증산 계획을 예정보다 2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당초 올해 8만∼9만대 수준인 연간 자동차 생산량 목표를 2018년부터 연 5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테슬라는 지난 3월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공개할 당시 2020년까지 생산량을 5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 모델3를 인도하기 시작해 그해 말까지 총 10만~20만대를 인도하겠다는 덧붙였다.

그러나 생산능력을 증대하고 모델3 인도 시기를 맞추기 위해 올해까지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계획은 포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본지출은 당초 예상했던 15억달러보다 많은 22억5000만달러로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그동안 차량 인도 기한을 제때 맞추지 못해 생산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도 예상보다 늦게 생산돼 올해 1분기까지 총 1만4820대(예상 1만600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201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테슬라는 6개월 넘도록 제품 인도가 되지 않아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제조부문에서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스케일업을 하고 스케일업을 빠르게 하려면 꼭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선 "올해 8만~9만대를 판매할 목표"라며 "앞으로 2년 안에 생산량을 5배로 늘리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추가 자본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테슬라는 생산을 담당해왔던 고위 임원 두명이 회사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레그 라이초 생산부문 부사장은 후임자가 정해지는 대로 사직할 예정이며, 조시 엔사인 제조부문 부사장은 이미 사직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식은 뉴욕증시 마감 즈음 나스닥지수에서 전장보다 4.2% 하락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3.1% 급등한 229.50달러를 기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