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파' 우상호 더민주 원내사령탑으로…脫계파 바람될까

머니투데이 정영일 최경민 신현식 김세관 기자 2016.05.0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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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국회 교문위 분리 공약 등 관심…박지원·정진석 등과 원만한 관계 예상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과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제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마치고 밝게 웃고 있다. 2016.5.4/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과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제1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마치고 밝게 웃고 있다. 2016.5.4/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계파색이 옅은 우상호 의원(54·3선·서울 서대문갑)이 당선됐다. 그동안의 치열한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전망이 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분리하겠다는 우 당선인의 공약도 주목받고 있다.


◇1차 투표결과 발표되자 회의장 술렁…"초선 표 쏠렸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더민주 당 내부에서는 민평련계의 조직적 지지를 받는 우원식 의원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다수였다. 그간 당내 계파간의 갈등이 워낙 심했던 상황이라 이같은 전망이 힘을 받았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1차 경선 결과가 나온 직후였다.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진행된 더민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 1차 투표에서 우상호 당선인은 36표, 우원식 후보는 40표를 받았다.



계파색이 옅은 우 당선인이 예상보다 많은 표를 얻으면 결선 투표에 올라갔다.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은 "초선 의원들의 표가 우원식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과격한 이미지인 우상호 의원에게 쏠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우원식 의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2차 투표가 시작되며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20여표가 우원식 의원에 대한 지지로 돌아섰다는 소문도 돌았다. 또 다시 특정 계파의 몰표가 당을 좌지우지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최종 투표 결과 총 투표수 120표 가운데 우상호 의원이 63표 우원식 의원이 56표를 가져가며 아무런 조직적 지지를 받지 않은 우상호 의원이 당선됐다.(무효 1표) 우상호 당선인은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당이 하나하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무계파 우상호가 당선된 것도 그 변화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선 의원들이 지지기반이었다"며 "기존 정당의 노련한 원내대표와 차별화하자는 당선자들의 의지가 모아진 것"이라고 투표결과를 분석했다.



당초 이번 선거의 경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친문재인계)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해 초선의원들의 표심이 투표결과를 좌우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 의원은 대부분의 초선 의원들과 직접 전화 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선 출마 이후에도 당 차원에서 초선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을 약속하는 등 공을 들였다.

◇당 단합 소통 강조…"의원총회 결정하는 곳으로 바꿀 것"

우 당선인이 원내대표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가장 강조한 것은 당의 단합과 소통이다. 우 당선인은 "당내 모든 세력과 단합, 소통하겠다"며 "의원 한분 한분이 모두 빛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언론의 관심이 당내 분열에만 쏠리다보니 국민들에게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우 당선인은 이를 위해 당내 분열의 상징이 됐던 의원총회를 "결정을 하는 기구"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당내 다양한 의견이 아무런 사전조율 없이 의원총회를 통해 갈등 형태로 표출되는 지리멸렬한 상황이 재현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우 당선인은 이날 당선인 기자회견 말미에 발언을 자처해 "전날(3일) 연석회의에서 보여준 더민주 모습은 과거와 차이가 있다"며 "(예전에는) 하나의 이슈를 30분만에 종결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정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하나하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정책적인 측면은 기존 더민주의 관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운동 과정에서 우 당선인은 서민주거비와 가계통신비, 사교육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신임 정책위의장의 경우 임명권이 당 대표에게 있다. 김종인 당 비대위 대표는 이날 "이제 연휴 중에 생각을 하고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재선이나 3선 의원 가운데 정책통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해운조선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부실 정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우 당선인은 "정부의 구조조정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다. 부실이 어디고, 어떻게 발생했냐는 분석이 전혀 없이 갑자기 양적완화만 꺼냈다"며 "20대 국회가 열리면 이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서 동료들과 상의, 토론해 적절한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분리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눈에 띈다. 우 당선인은 "19대 국회에서 교육위원회와 문화위원회가 통합되면서 심각한 병목현상이 나타났다"며 "3당체제인만큼 새 상임위를 만들던가 해서 교육과 문화를 분리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밝혔다. 우 당선인은 또 초선 의원들이 조속히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단을 꾸리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4당 원내대표진 구성 완료…어떤 '케미' 보여줄까

더민주의 원내대표 경선으로 4당의 원내대표가 모두 구성됐다. 정부·여당의 주요 카운터파트너가 될 우상호 더민주 우 원내대표 당선인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는 같은 당 출신이라 서로 이해의 폭이 넓다. 우 당선인은 "박 원내대표는 오래 같은당 있어 그 분의 성품을 모두 안다"며 "대화가 충분히 통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 민주계인 박 원내대표와 86그룹으로 분류되는 우 신임 원내대표가 걸어온 정치적 궤는 다르다.

우 당선인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개인적이 인연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 당선인은 정 원내대표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던 시절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호감을 나타냈다. 교섭단체는 아니지만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노 원내대표는 야권 인사와 두루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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