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원에 고궁에서 '궁중 음식'을 맛보다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6.05.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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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 8일까지 '궁중문화축전'… 다식만들기 체험 등 볼거리 즐길거리 많아

편집자주 '보니! 하니!'는 기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해보는 코너입니다. 일상에서의 직접적인 경험을 가감없이 전달하고자 만든 것으로, 보니하니는 '~알아보니 ~찾아보니 ~해보니 ~가보니 ~먹어보니' 등을 뜻합니다. 최신 유행, 궁금하거나 해보고 싶은 것, 화제가 되는 것을 직접 경험한 뒤 독자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수라간 시식공간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경복궁 내 소주방 전경./사진=머니투데이수라간 시식공간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경복궁 내 소주방 전경./사진=머니투데이


1만5000원에 고궁에서 '궁중 음식'을 맛보다
"옛날 궁궐에서도 비빔밥을 먹었나요?"

연휴를 하루 앞둔 4일 점심,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았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지난달 29일부터 '오늘, 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제2회 궁중문화축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요즘 궁 안에서 유행인 한복까지 곱게 차려입고 찾은 곳은 경복궁 내 소주방. 조선시대 궁궐의 부엌이었던 소주방에선 '수라간 시식공간'이라는 궁중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소주방으로 들어선 순간 평소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적혀있던 평상과 각 방에서 한창 식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밖을 내다보면 궁중의 악사로 분장한 2명의 연주가가 귀에 익숙한 궁중음악을 연주했다. 연주를 들으며 감상에 젖을 때쯤 미리 예약해 둔 식사가 나왔다.



이 프로그램에선 도슭수라상(12첩 반상·2만원)과 골동반 동고리(고추장 비빔밥·1만5000원)를 맛볼 수 있다. 이날 신청해둔 식사는 골동반(비빔밥)이었다.

'수라간 시식공간'에서 맛본 골동반 동고리 /사진=머니투데이DB'수라간 시식공간'에서 맛본 골동반 동고리 /사진=머니투데이DB
하얀색 보자기에 싸여진 식사는 수라간 나인 복장을 한 이들이 직접 가져다 반상 위에 올려준다. 보자기를 풀면 3단으로 이뤄진 무거운 놋그릇(합)이 등장하는데 제일 꼭대기층부터 계란·각종 나물 고명과 4첩 반찬, 고추장에 비벼진 밥 등이 순서대로 담겨있다.

나물 고명을 밥에 비비면 먹음직스러운 비빔밥이 완성된다. 맛은 우리가 알던 비빔밥 맛이다. 국물이 없어 아쉽다는 평도 있었지만 해금 연주와 궁궐의 분위기가 어우러진 탓에 대체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그런데 조선시대 임금님도 비빔밥을 드셨을까. 행사 관계자는 "비빔밥은 궁중에서 즐기던 전통 음식이지만 임금님에 내가던 음식은 아니었다"고 했다. 궁궐에서 왕과 왕비의 식사를 경험하고 싶다면 도슭수라상을 신청하는 편이 낫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다식 만들기 체험에도 참여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미리 만들어 놓은 곡물가루 반죽을 다식 틀에 넣어 완성하는 간단한 체험이다. 여기에 연꽃차를 함께 곁들이면서 차 예절도 배울 수 있었다.

'제2회 궁중문화축전'은 오는 8일까지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종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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