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콘퍼런스]美 경제 '건강'… 소비 부진 '숙제'

머니투데이 로스엔젤레스(미국)=서명훈 특파원 2016.05.0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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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성장률 1.5~2% 머물지만 양호… 소비 주체·패턴 변화, 가계 부채도 소비 부진 요인

경제 전문가들이 3일(현지시간)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확산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몬티 베넷 애쉬포드 그룹 최고경영자(CEO), 후안 엔리케즈 엑셀 벤처 매니지먼트 상무, 로스 데볼 밀컨연구소 최고리서치책임자(CRO) 프레드 호치버그 미국 수출입은행장, 주디스 맥케나 월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블루포드 퍼트냄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서명훈 특파원경제 전문가들이 3일(현지시간)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확산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몬티 베넷 애쉬포드 그룹 최고경영자(CEO), 후안 엔리케즈 엑셀 벤처 매니지먼트 상무, 로스 데볼 밀컨연구소 최고리서치책임자(CRO) 프레드 호치버그 미국 수출입은행장, 주디스 맥케나 월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블루포드 퍼트냄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서명훈 특파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5%에 머물겠지만 건강한 상태다. 하지만 소비 부진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미국판 다보스 포럼인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모인 전문가들이 3일(현지시간) 내놓은 미국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 美 GDP 낮지만 ‘건강’
블루포드 퍼트냄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회복세가 확산될 것인가’ 세션에서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GDP)는 1.5~2% 수준에 머물겠지만 경제가 건강하지 않나는 의미는 아니다”며 “미국 경제는 건강하며 이는 GDP로 측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고 노동력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진행되고 있고 고령화 등도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후안 엔리케즈 엑셀 벤처 매니지먼트 상무는 “각 분야의 유명한 기업들 가운데 30년 이상 된 기업을 5곳 이상 꼽을 수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며 “기업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스트셀러 ‘두려운 미래, 친근한 미래(As the Future Cathes You)’ 등의 저자다.



◇ 美 경제 최대 걸림돌 ‘소비 부진’
미국 경제의 최대 걸림돌로는 소비 부진을 꼽았다. 주디스 맥케나 월마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국인들의 호주머니에 여유 자금이 있지만 소비를 하지 않고 대신 빚을 줄이거나 저축을 했다”며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여유가 생겼지만 소비를 늘리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몬티 베넷 애시포드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서비스 구매도 확연히 줄었다”며 “네바다 주 호텔을 보면 개인은 물론 단체 관광객들도 희망했던 만큼 소비를 하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줄어드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소비 여력이 생겼지만 텍사스를 비롯한 유전 지역의 경기는 나빠졌다”며 “이들 지역 소비자들은 소비 여력이 있어도 소비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소비 패턴 변했다
이처럼 미국의 소비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소비 계층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맥케나 COO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고객으로 등장했고 과거와는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은 구매결정에 있어 가치와 편의성을 가장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직접 매장을 가서 제품을 고르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로스 데볼 밀컨연구소 최고리서치책임자(CRO)는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내구재 판매가 늘어나지 않는 것도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이사를 가면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3월 미국의 잠정 주택매매는 1.4% 급증하며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달 내구재주문은 0.8%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 1.8% 증가를 밑돌았다.

퍼트냄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부채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여유 자금을 소비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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