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호 라인 CGO "백지에서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태국(방콕)=이해인 기자 2016.05.0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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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의장 모든 것 잊고 백지 시작 강조…현지에 융화될 수 있는 문화화 중요"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태국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라인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신중호 라인주식회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태국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라인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알고 있는 걸 다 잊고 가라. 백지에서 시작하라."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2008년 신중호 당시 네이버 검색센터장에게 라인주식회사를 맡기며 했던 말이다.

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태국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글로벌시장에서 라인이 입지를 넓히는 비결을 '문화화'(Culturalization)로 정리했다.



신 CGO는 "흔히 '현지화'를 많이 사용하는데 요즘 우리의 최고 고민은 문화화"라며 "한국을 중심으로 보고 현지에 맞추는게 아니라 현지 문화와 융합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문화에 맞추는 것이 문화화"라고 설명했다.

라인은 현재 일본과 태국, 대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메신저다. 특히 태국의 경우 모바일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진출 2년 만에 국민 절반인 33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메신저'로 거듭났다. 지난해 유고브(YouGov) 조사에 따르면 태국 내 라인의 브랜드 인지도는 페이스북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유튜브와 구글을 제친 순위다.



신 CGO는 현지문화를 이해하고 현지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인들의 사고를 따라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라인 게임을 태국에서 처음 시작할 때 태국직원들이 찍은 게임이 쿠키런이었다"며 "쿠키런은 이미 한국에서 한 사이클 지난 게임이라 잘 안될 줄 알았는데 한국의 애니팡처럼 태국게임의 지형을 바꾼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라인 태국법인은 100% 현지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 문화는 단기간에 습득할 수 없는 만큼 현지인을 통해 현지인의 눈높이에서 서비스를 일구겠단 의지다. 최근에는 라인 태국법인 내 R&D조직을 구축해 현지형 서비스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우수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라인의 지향점은 이 같은 문화화 전략을 통한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다. 신 CGO는 "미국 기업들은 미국 표준을 만들고 따라오라고 하면 되지만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 싸울 수 없다"며 "철저한 문화와 이를 통해 탄생한 신규서비스들이 글로벌시장으로 확산되도록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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