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트림? 틀임? 뭐라고 쓰지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6.05.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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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안다리걸기]36. 동물이 들어간 단어들

편집자주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그림 출처=pixabay.com/그림 출처=pixabay.com


야구 좋아하는 분들은 요즈음 밤 시간뿐만 아니라 오전 시간에도 볼거리가 많아져서 즐거울 텐데요. 올해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박병호, 오승환 선수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선수의 복귀도 기다려지는데요. 기사들을 보면 이들의 '용(트림/틀임)'도 시작된 듯합니다.

발음이 같은 두 단어, 사전에는 다 나오는데요. 물론 뜻은 다릅니다. 용트림은 '거드름 피우며 일부러 크게 하는 트림'인데요. 위 상황엔 어울리지 않습니다. 용틀임은 '비틀거나 꼬는 움직임'으로 나오는데요. 용이 몸을 틀어 하늘로 올라가는 영화 속 모습을 생각하면 됩니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거나, 어떤 일이 잘 풀려갈 때 쓸 수 있습니다.



신성시 된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은 다른 말에도 들어 있는데요. 용은 최고, 성공, 힘 등을 상징합니다.

용..트림? 틀임? 뭐라고 쓰지
등용문은 말 그대로는 '용문에 오른다'는 뜻인데요. 출세의 관문에 오른다, 혹은 그러한 관문을 말합니다. 정치기사에서 볼 수 있는 잠룡, 와룡이란 표현은 그대로 풀면 잠수 중인 용, 누워있는 용인데요. 대권에 도전할 만한 인물을 가리킬 때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사자성어에도 '용'이 여럿 있는데요. 잘 시작된 일이 끝에서 흐지부지될 때 쓰는 말은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의 '용두사미'입니다. 쟁쟁한 두 강자가 맞붙었을 때엔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용호상박'이란 표현을 쓰곤 하지요.

마무리 문제는 다른 동물이 들어간 표현으로 하겠습니다. 다음 중 사전에 '없는' 표현은 무엇일까요?
1. 글씨를 아주 '괴발개발'로 쓰는구나.
2. 웃기시네. 네 글씨도 아주 '개발새발'이야.
3. 왜 흥분해서 '개거품'을 물어?
4. 내가 언제 '게거품'을 물었냐.

용..트림? 틀임? 뭐라고 쓰지
정답은 3번. 게는 위험한 상황이 되면 입가에 보글보글한 거품을 일으키는데요. 사람이 흥분하며 말할 때 입에 거품처럼 침이 낀 모습을 두고서 '게거품 문다'고 합니다.
아무렇게나 쓴 글씨는 '괴발개발(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고 해왔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써온 '개발새발(개의 발과 새의 발)'도 2011년 8월 표준어가 됐습니다. 1, 2번은 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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