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이란서 '42조+α' 新금맥 선점…'제2 중동붐' 신호탄

머니투데이 테헤란(이란)=이상배 기자 2016.05.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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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석유·가스·화학·전력 등 에너지, 철도·도로 등 인프라 대규모 수주 기대…"한국 선호도 높아"

이란식 히잡인 '루싸리'를 두른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이란식 히잡인 '루싸리'를 두른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


'중동의 거인' 이란은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세계 4위의 원유 매장량을 갖고 있다. 인구는 약 8000만명으로 '라이벌' 사우디아라비아(2735만명)의 3배에 달한다. 그런데도 국내총생산(GDP)은 사우디보다 오히려 작다. 1인당 GDP는 사우디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핵개발에 따른 경제제재로 2012년 이후 뒤걸음친 결과다.

그런 이란이 1월 경제제재 해제와 함께 다시 용틀임을 시작했다. '에너지 대국굴기'를 꿈꾸는 이란은 앞으로 10년간 에너지 분야에 무려 5000억달러(570조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의 마지막 금맥' 이란을 찾아 40조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리며 '거대시장' 이란 공략을 위한 고지를 선점했다. '제2 중동붐'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42조원+α'…최대 52조원 수주 기대

2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1∼3일 이란 국빈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 민간기업과 공기업들이 이란 현지 기업들과 체결한 MOU(양해각서) 이상의 수주 관련 협정은 총 371억달러(42조원) 어치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본계약을 통한 수주가 확실시되는 것만 집계한 것으로, 구두합의된 사업까지 합치면 총 456억달러(52조원)에 이른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바흐만 정유시설 건설사업의 경우 1단계만 20억달러이고 2단계는 80억달러로 총 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집계할 땐 보수적으로 1단계만 반영했다"며 "수주 가능성이 있는 사업들을 모두 합치면 최대 456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석유·가스·화학 분야에서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 경제제재로 과거 협상이 중단됐던 35억달러 규모의 사우스파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정유운반선 10척 수주도 다시 추진된다.

이란의 경제재건 과정에서 전력망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전력 등의 이란 발전소 건설, 송배전 설비 구축 사업 수주도 기대된다. 이란의 전력 수요는 매년 평균 5.5%씩 늘어나고 있으나 경제제재 기간 중 전력 분야 투자가 부진해 발전소와 송배전 설비의 확충이 시급하다. 안 수석은 "이란의 송배전 손실율은 17.8%로 우리의 3.6%보다 월등히 높다"며 "앞으로 초고압 송전 등 송배전 분야에서 우리와 협력할 여지가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서방에 반감…한국 선호도 높아"

두산중공업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담수화 플랜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 비춰 이란 물관리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도 기대된다. 이란은 연평균 강수량이 약 300mm에 불과한 대표적 물부족 국가다. 이란의 물관리 시장 규모는 2013년 29억달러에서 2018년 44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이란 에너지부는 이날 수자원 개발과 스마트 물관리 분야에 대한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은 이란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도 있다. 이란은 제6차 5개년 개발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2020년까지 철도·도로 등 인프라 분야에 예산을 집중 투입, 연평균 8%대의 경제성장을 이어간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특히 이란은 물류망 확충을 위해 철도망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 청와대 참모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계획을 미리 알고 있던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독일 등이 이란의 핵심사업들을 이미 선점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전히 이란에는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만한 사업들이 많이 남아있다"며 "이란은 아직 경제제재를 가한 서방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고 드라마 한류 등의 영향으로 중국, 일본보다 우리나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우리 기업들에게 유리한 수주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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