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중은행들, '2008 금융위기' 부른 CDS 허용해달라…왜?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05.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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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리스크 헷지 위해 '신용부도스와프(CDS)·신용연계채권(CLN)' 확대 요청…금융당국 입장이 '관건'

중국은행간신용거래상협회(NAFMII)가 채권 디폴트가 크게 늘면서 신용 리스크 분산을 위해 신용 파생상품인 CDS와 CLN 거래를 크게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중국은행간신용거래상협회(NAFMII)가 채권 디폴트가 크게 늘면서 신용 리스크 분산을 위해 신용 파생상품인 CDS와 CLN 거래를 크게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중국 채권시장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갈수록 늘면서 신용 리스크 분산을 위해 파생상품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한 축이었던 ‘신용부도스와프(Credit Default Swap, 이하 CDS)’와 ‘신용연계채권(Credit Linked Note, 이하 CLN)’을 늘려 신용 리스크를 줄이자는 주장이 많아 허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중국 21세기 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은행간신용거래상협회(NAFMII)가 최근 회원사들에 ‘은행간 신용위험 완화 수단 시범 업무규칙’을 하달하고, CDS와 CLN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섰다. NAFMII는 중국국가개발은행과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같은 시중 은행들이 주축이 된 자율기구지만 인민은행이나 재정부 고위직까지 참여하는 방대한 조직이다.



NAFMII는 특히 부도 처리된 채권이나 대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신용 파생상품인 CDS 외에도 채권에서 발생하는 신용 리스크와 수익률을 연계한 파생상품인 CLN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NAFMII 관계자는 “CDS와 CLN은 은행이나 보험·증권사 계열 자산관리회사 모두 신용 리스크 방어를 위해 관심이 큰 파생상품”이라며 “앞으로 관련 시장이 수십조위안 이상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 신용 파생상품 확대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2010년 11월 CDS를 첫 발행했다. 그러나 도입 5년차를 맡고 있지만 발행 규모는 100억위안을 넘지 않는다. CDS 거래를 자기자본의 5배 이하로 제한한데다 실제 기초자산 보유자만 CDS를 팔 수 있게 하는 등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NAFMII는 기존 CDS와 CLN의 거래 한도를 대폭 늘려주고, 기초 자산 보유자로 제한한 CDS 발행도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금액이 지난 2월말 기준 2조위안을 돌파하며 연초대비 1500억위안 급증한 것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 366억위안은 디폴트 처리됐고, 앞으로 국유기업도 디폴트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은 여전히 파생상품 허용을 탐탁해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규제를 푸는 순간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기본 입장이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낳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대출을 해주고, 이 리스크를 방어하려고 CDS를 무차별적으로 허용한 것이 단초가 됐다는 지적이다. CDS는 채권이 부도날 경우를 대비한 보험 성격이 강한데 실제 부도가 날 경우 CDS 매입자는 채권 원금을 보장받지만 CDS 매도자는 이를 대신 갚어줘야 해 큰 손실을 입는다. 단 하나의 채권에만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연쇄적으로 관련 CDS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중 한 CDS에만 문제가 생겨도 금융시장 전체가 계약 불이행으로 흔들릴 수 있다. 이 같은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 때문에 CDS 같은 파생상품은 아직 중국 실정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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