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대규모 손실이 일회성?..투자의견 줄하향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6.05.02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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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연속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목표주가 대거 낮춰

지난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SDI (438,000원 ▼5,500 -1.24%)의 거듭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의 발생으로 증권사들이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하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췄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삼성SDI는 전일보다 1.72%(2000원) 떨어진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6% 대의 하락폭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줄였다.



삼성SDI의 주가하락은 전일(28일) 발표된 1분기 실적이 원인이다. 삼성SDI는 전일 1분기 7038억원(연결기준)의 영업손실을 발표했다. 시장에서 예상한 500억원의 손실을 크게 웃돈 '어닝쇼크'였다.

삼성SDI 대규모 손실이 일회성?..투자의견 줄하향


7000억원대의 적자는 증권가에 말 그대로 충격을 줬다.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 공시 후 자릿수를 세 번이나 확인했다"고 표현했다. 인력 구조조정 등 경영효율화 관련 비용(6500억원)과 중대형 전지사업 자산손상(4500억원) 등으로 약 1조10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이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다.



문제는 삼성SDI의 일회성 비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삼성SDI는 전지부문의 재고조정 비용(600억원)과 소형전지의 자산감액(1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 영업이익(808억원 손실)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연말마다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일회성의 만성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은 직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냄과 동시에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일회성’비용이 과연 진정 일회성인지 의구심이 들고 이번 반영으로 부실이 끝날지 불신이 남게 된다"고 전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뢰를 잃었다'는 보고서를 통해 "2차전지 업체들간의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가 수주 등과 관련된 부실자산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할 수 없어 보유(hold)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조정했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매분기 지속되는 일회성 비용은 향후 추가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며 "향후 재평가를 위해서는 대형전지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와 시장과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실적추정치를 낮추며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이 예상되는 적자를 미리 선반영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며 "향후 발생할 손실을 미리 반영한 만큼 이제는 개선된 수익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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