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노후대비는 '나만의 기술'…은퇴 5년 전부터 대비하라"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6.04.2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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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만났습니다] '1인 1기'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저금리 시대, 기술의 가치는 계속 올라갈 것"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최근 책 '1인1기'를 펴냈다. 그는 은퇴 이후 자신만의 기술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사진=김창현 기자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최근 책 '1인1기'를 펴냈다. 그는 은퇴 이후 자신만의 기술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사진=김창현 기자


남자 80.2세, 여자 86.3세.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평균 수명이다. 남자 53세, 여자 48세.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1차 퇴직 나이다. 퇴직부터 죽음까지, 30여 년의 공백이 생긴다. 자녀 교육비 등으로 노후대비는 사치가 돼버렸지만, 2030년 노인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한국에서 ‘은퇴 이후의 삶’은 미룰 수 없는 화두다.

“노후를 위해 얼마를 모아야 하나요?” 누구보다 은퇴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이 ‘1인 1기’(더난출판사)를 통해 답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책에서 단언한다. “5억 원, 10억 원을 모으는 것이 생애 설계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대신 자신에게 투자하라.”

저금리·고령화 사회에서는 저축도, 부동산도,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소자본 창업도 완전한 정답이 될 수 없다. 그가 찾은 노후문제의 답은 바로 ‘기술’이다. 내 손과 머리로 익히고 배운 기술 하나가 수억, 수십억의 금융자산과 맞먹는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나만의) 전문적인 기술이 있다면 손실(damage)이나 위험(risk)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으로 하는 기술도 있고 자기가 닦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도 있을 거예요. 컨설팅·인사 분야에서 일한 분들이라면 그걸 바탕으로 전문 컨설팅을 할 수도 있죠.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전문화된 서비스’를 가지는 겁니다.”

지금 기술이 없어도 그는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말한다. 이때 일의 개념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서 확장해야 한다.


“젊었을 때처럼 ‘돈을 얼마나 버느냐’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하면 안 돼요. 오래 못 가요. 얼마나 즐겁고 보람있는 일인지 비경제적 가치를 따져야 해요. 젊었을 때는 가족을 위해 일을 할 수 있지만, 노후에는 그렇지 않아요. 몰입할 수 있고 창조하는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무엇보다 '실행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김창현 기자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무엇보다 '실행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그가 제시하는 가장 이상적인 노후 준비는 ‘반(半) 연금 반(半) 기술’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종신연금, 주택연금 등 다양한 연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교육, 훈련, 건강관리 등을 통해 ‘나’라는 인적자본에 투자하라는 것. 수공예부터 컨설팅, 교육, 보건복지 등 범위는 무한하다.

그가 꼽는 성공 사례 중 하나는 ‘아이패드 화가’로 불리는 정병길씨다. 농협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뒤 퇴직한 정씨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 집중했다. 그림 전공자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리는 일을 좋아해 꾸준히 습작했다. 아이패드의 그림 앱은 정씨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국내 최초 아이패드 그림 개인 전시회를 시작으로 전시회를 꾸준히 열었다. 2014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2014 시니어 IT일자리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왜 나한테 투자해야 하는가 묻죠. 초저금리 시대에 돈의 가치는 뚝뚝 떨어져요. 그런데 일의 가치는 점차 올라가요. 요즘은 3년 투자하면 20년을 (그 투자로) 벌 수 있어요. 일의 비경제적 가치까지 고려하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금융자산의 일정 부분은 반드시 ‘나’를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최고의 노후대비는 '나만의 기술'…은퇴 5년 전부터 대비하라"
그가 꼽는 기술의 장점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가가치가 불어난다는 점이다. 김 소장은 “장인들은 나이가 70~80세가 되면 자기 기술이 경지에 올라간다”며 “바리스타가 되든 요리사가 되든 세월이 흐를수록 새로운 혁신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퇴 5년 전부터는 자신한테 투자하라고 했다. 고용노동부나 지역자치단체의 취업훈련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도 조언한다. “퇴직하고 나면 움츠러들고 뭘 하기가 겁나죠. ‘이 나이에 이것을 해야 하느냐’는 고정관념을 깨야 해요. 기술은 장기투자입니다. 투자해 놓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수익률이 높아질 겁니다.”

그는 ‘실행력’도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그에게 은퇴 이후의 삶을 상담하지만 막상 그 고민과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 김 소장은 “실행력 좋은 사람이 승자”라고 단언했다.

◇ 1인1기: 당신의 노후를 바꾸는 기적=김경록 지음. 더난출판사 펴냄. 272쪽/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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