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증권 사관학교 '대우'... 최근엔 신한금투 떠올라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김유경 기자, 김은령 기자 2016.05.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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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파워엘리트]깐깐한 도제식 훈련이 전문가 배출로... 합병 이후 치열한 경쟁이 '힘의 근원'

여의도 파워 엘리트들의 인맥을 살펴보면 증권맨의 사관학교라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이직이 많은 증권업계 특성상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다양한 회사를 거쳐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대우증권이나 한때 국내 민간 연구계를 이끌었던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 눈에 띄는 것은 어쩌면 여의도에서는 당연한 결과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대표는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장으로 활약했다. 정헌호 신한금융투자 상근 감사는 1986년 대우그룹에 입사한 뒤 90년 대우경제연구소를 지나 금융감독원 국제협력국 부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낸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도 대우경제연구소와 대우증권을 거쳤다. 한동주 NH-CA 자산운용 사장, 지난달 SK증권 리서치센터장에 선임된 최석원 센터장 등도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다.

특히 대우경제연구소는 인재 양성소라는 명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정관계에 유명인사가 많다. 이한구 새누리당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대표적인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1984년 국내 첫 민간경제연구소로 출발했다. 대우그룹의 지원 아래 막강한 조사, 연구로 한때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함께 국내 연구소의 한 축을 담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깐깐한 도제식 훈련이 대우경제연구소 출신들의 두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대우경제연구소 출신들은 입 모아 “설과 추석 두 명절을 제외하고 늘 일했다. 주말에도 늘 새벽까지 일했다”고 말한다. 연구하고 보고서를 쓰는 일에 끝나지 않고 끊임없는 토론과 지적 등이 이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평한다.

‘애널리스트 명가’ 대우증권도 빼놓을 수 없다.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대표는 그 자체가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분석부 부장 등을 거쳐 두 차례나 리서치센터장을 담당했다.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도 모두 대우 출신이다. 전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IB부문 대표 부사장을, 김 대표는 자산관리영업본부장을 지냈다.

리서치 센터장 중에서는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센터장,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 등이 모두 대우증권을 거쳤다.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옛 신한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인맥도 솔솔찮게 눈에 띈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1988년 신한증권으로 입사해 마케팅전략본부 담당 상무, 기획본부장, KT뮤직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김봉수 신한금융투자 홀세일그룹 부사장은 쌍용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을 거쳤다.

또 여의도 공원을 건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굿모닝신한증권 출신으로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 정유신 교수 등이 신한을 거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쌍용증권 등을 합병하면서 우수한 인력들이 다양하게 포진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치열한 내부경쟁으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우수 인재들이 많이 배출됐다”며 “또 신한금융투자가 8년 연속 국내 금융그룹 순이익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를 배경으로 자산관리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성장하면서 신한금융투자 출신 인사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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