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진열돼 있는 와인. /사진=장은선 이슈팀 기자
결국 행사장에 진열된 다른 와인들로 눈을 돌렸다. 10만원짜리 와인을 1만5000원에, 8만원짜리 와인을 1만원에 판매했다. A씨는 급한 마음에 와인을 얼른 구매했다. 와인 너댓병을 사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A씨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 와인들은 정말 10만원짜리가 맞는 걸까? 이렇게 싸게 팔 수 있는 걸 그동안 10만원에 팔았던 이유는 뭐지?
와인을 즐거 먹는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같은 와인 가격이 마트, 백화점, 소매상마다 다 다른 경우가 많고 대규모 할인행사를 너무 자주한다"며 "행사때 싸게 산다고 생각하고 구매를 하긴 하지만 실제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니 왠지 모르게 속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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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와인 중 하나인 몬테스알파 까르베네 소비뇽은 백화점에서 4만8000원에, 대형마트는 3만8000원, 소매점에선 2만8000원에서 3만원에 팔린다. 백화점에서 할인할 경우 3만5000원에 판다.
와인협회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와인의 경우 유통사마다 가격 차는 크지 않은 편이지만 와인 가격에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포함되는 경우 그에 따른 가격 차이는 있다"고 말했다.
소믈리에 출신인 한 업계 관계자는 "소매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저렴하지만 대형 유통사나 마트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에는 그 차이가 많이 안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백화점에서 대체로 할인할 때에는 유명 와인을 미끼상품으로 갖다 두고 다른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할인행사를 해 와인을 싸게 사게 되더라도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체로 사람들이 와인행사 때 대폭 할인된 가격을 싸다고 생각하고 사가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2만원에 팔 수 있는 와인을 10만원에 팔았다는 것 자체에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와인이 그 가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부풀린 후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상품이 단종되거나 수입이 중단돼 빨리 재고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 아주 저렴하게 팔 수 있지만 대체로 잘 안팔린 와인이나 인기가 없는 와인을 판촉행사 때 끼워놓고 그쪽으로 판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와인협회 관계자는 "대형 유통망에서는 수익을 내기 좋은 와인 할인행사를 자주 여는데 이 때문에 와인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와인 선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②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