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고 월세 전전…지금은 매출 1000억 'CEO'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6.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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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래가 만난 CEO]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국내 최대 보험GA회사 일궈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


"창업 후 집을 팔고 셋방을 전전했습니다. 아내는 유아 돌보미를 하며 생계를 꾸려야만 했습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현재 위치가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현재 6500여명의 재무설계사들이 활동하는 국내 최대 보험GA(General Agency)회사이자 코넥스 상장사인 인카금융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최병채 대표의 말이다.



1995년 현대해상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하던 최 대표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찾아왔다. 국내 보험자율화 전면 도입과 관련, 그에게 대응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 그는 부랴부랴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각국을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했다. 당시 그가 경험한 선진 보험시장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과거 국내에서 보험 상품에 가입하려면 특정 보험회사에 소속된 대리점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자동차와 손해, 화재 등 각 상품 가격은 모든 회사가 동일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다양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보험 상품 판매를 대행하는 '보험GA'라는 업종이 있었다. GA업체가 일반 보험회사보다 규모가 큰 경우도 있었다."



최 대표에게 선진 보험시장 경험과 함께 창업 의지를 불어넣은 또 다른 동기는 인터넷 도입이었다. 그는 2000년 이후 인터넷 보급이 확산될 경우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최 대표는 곧바로 창업에 나섰다. 2000년 보험회사들이 만든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가격과 내용을 비교한 후 가입할 수 있는 사이트를 구축한 것. 국내 최초 온라인 기반 GA업체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사이트를 이용하는 회원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서버와 인력을 확충해야 하는 등 회사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했다. 회사는 커져갔지만 최 대표의 살림살이는 나날이 기울었다.


"창업 자금을 위해 당시 살던 아파트를 처분해야 했다. 이후에도 회사에 자금이 계속 필요했다. 전세에서 반전세, 월세로 규모를 줄여 이사해야만 했다. 아내는 유아 돌보미 활동을 하며 생계를 꾸리기도 했다."

최 대표는 어느 정도 회사가 안정화된 2011년에서야 월세에서 벗어나 다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었다. 이후 회사에 필요한 자금은 벤처캐피탈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 국내 보험GA 분야 선두주자라는 후광효과 덕이었다.

최 대표가 월세를 전전하며 키워낸 회사는 국내 최대 보험GA회사로 성장했다. 매출액도 2014년 1020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 1000억원대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액도 1196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에는 코넥스에도 상장했다.

최 대표는 '한국의 마쉬, 세계의 인카'를 표방한다. 전세계 170여 개국에 진출한 미국 마쉬(Marsh)는 연매출 약 100억달러를 이어가는 글로벌 1위 보험GA회사다.

"우선 매출액 1조원 및 자산 1조원을 올리며 '한국의 마쉬'가 될 것이다. 이어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영역을 넓혀 '세계의 인카'로 자리 잡고자 한다. 100년 이상 장수하는 회사를 일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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