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직원들과 샌드위치 먹는 남자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6.03.29 08:48
글자크기

박상순 SK컴즈 신임대표, 매일 아침 팀장급 미만 '브라운백 미팅'…올해 안 흑자전환 여부 '촉각'

박상순 SK컴즈 신임대표/ 사진제공=SK컴즈박상순 SK컴즈 신임대표/ 사진제공=SK컴즈


아침마다 직원들과 샌드위치를 먹는 CEO(최고경영책임자)가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의 새 수장이 된 박상순 대표가 주인공이다.

27일 SK컴즈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달 초 신임대표로 내정된 후부터 직원들과 거의 매일 '브라운백 미팅'을 주재하고 있다. '브라운백 미팅'은 간단한 식사를 곁들인 토론모임이다. 미국에서 샌드위치 등을 담아주는 종이봉투가 갈색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박 대표식 '브라운백 미팅'은 조금 색다르다. 통상적인 '브라운 백 미팅'이 점심 시간에 진행되는데, 박 대표는 아침에 진행한다. 직원들의 외부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브라운백 미팅 대상은 팀장급 미만 직원들이다.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의견을 듣겠다는 박 대표의 의지다. 실제로 박 대표는 한 팀과의 미팅에서 "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주문하며 대표실 문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가 이처럼 내부 소통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회사 경영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컴즈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아직 싸늘하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벼랑 끝에 몰린 상황.

다만, 디테일 갑(甲)'으로 불리는 박 대표의 꼼꼼함과 치밀함을 언급하며 '구원투수'로서의 행보에 대해 기대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SK컴즈 관계자는 "박 대표가 어려운 시기에 대표자리에 오른 만큼 일반 직원들이 놀랄 정도로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챙기고 있다"며 "브라운백 미팅도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보 아니겠냐"고 말했다.

아침마다 직원들과 샌드위치 먹는 남자
대표의 가장 큰 숙제는 흑자전환이다. SK컴즈는 4년 연속 적자를 내 올해도 적자를 내면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표는 신임 대표 내정 당시 "회사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물론 SK컴즈의 부활에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있다. 최근 IT업계 내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면서 분위기 반전이 더 어려워졌다. 사용자 기반도 약하다 보니 O2O(온오프라인연계) 등 신규 영역 진출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웹에서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네이트는 운세를 제외하고선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다는 게 문제"라며 "다만 포털 전문가라 불리는 박 대표 취임 후 첫 조직개편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향후 조직 재정비나 구체적인 전략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