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강타 '태양의 후예' 경제학…'최고지 말입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03.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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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양의 후예' 신드롬]동영상 사이트 유료회원 급증, "인터넷몰 제품 없어 못판다"

中강타 '태양의 후예' 경제학…'최고지 말입니다'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 대륙을 뒤흔들고 있다. 2014년 ‘별에서 온 그대’ 를 능가하는 인기로 ‘신드롬(어떤 것을 좋아하는 전염병 같은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태양의 후예 봤니?”가 새 유행어가 됐을 정도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한층 강화된 중국 정부의 해외 드라마 사전 심의를 정면 돌파한 것이어서 한국 드라마의 대륙 공략에 의미있는 전환점으로 꼽힌다.

18일 태양의 후예를 중국에서 독점 방송하는 아이치이 모바일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는 방송 4회(3월3일)만에 조회수 3억2600만뷰를 넘은 이후 방송 8회(3월17일) 현재 조회수 8억2000만건을 돌파했다. 2년전 별그대보다 한결 빠른 속도로 역대 한국 드라마 중 최고 페이지뷰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의 태양의 후예 팬 블로그에는 이미 27만명 이상이 가입했다. 핸드폰으로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아이치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려는 사람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아이치이 어플은 앱스토어에서 다운 순위 6위를 달리고 있다. 다른 동영상 어플의 다운 순위가 통상 50~60위인 것에 비하면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송중기·송혜교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송중기는 이미 이민호와 김수현을 잇는 차세대 남자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소녀 팬들 사이에서는 SNS 위챗에 ‘송중기 채팅방’을 만드는 것이 대유행할 정도다. 송혜교도 현지 언론들이 어렸을 적 사진이나 성장 과정 및 연애사 같은 세세한 내용까지 다룰 정도로 인기가 높다. 두 배우는 이미 10개가 넘는 중국 기업들로부터 광고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치이 역대 최고가로 ‘태양의 후예’ 판권 매입

태양의 후예는 한국 드라마의 중국 판권료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전까지 한국 드라마 중 최고 판권료는 배우 김수현이 주인공으로 나온 ‘프로듀사'(회당 127만위안)와 가수 비가 주연한 ‘내겐 너무 사랑스런 그녀’(회당 130만위안)였다. 그러나 태양의 후예는 드라마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역대 최고가인 회당 150만위안으로 중국 아이치이에 독점 방영권이 넘겨졌다. 아이치이는 태양의 후예 16회 판권료로만 2400만위안(43억원)을 썼다. 별그대 당시 회당 18만5000위안의 판권료에 비하면 8배가 넘는다.

하지만 아이치이는 최고가 판권료에도 불구, 태양의 후예 최대 수혜자가 됐다. 우선 유료회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아이치이는 지난해 말 유료회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는데, 태양의 후예 방영 시작과 함께 VIP 회원 할인으로 대대적인 ‘회원 늘리기’에 나섰다. 태양의 후예가 총 16부작으로 2개월간 방영하는 것을 감안해 VIP 회원 요금을 14.8위안으로 60% 낮춘 전략이다. 만약 아이치이가 태양의 후예로 VIP 회원을 162만1200명까지 늘린다면 아이치이는 판권료의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


이미 역대 인기드라마 페이지뷰와 태양의 후예 페이지뷰를 비교하면 답이 나온다. 지난해 아이치이가 단독 방영하며 큰 인기를 끈 중국 드라마 ‘도굴일기’의 경우 2억건의 페이지뷰로 유료회원이 260만명 늘었다. 당시 아이치이는 이 드라마로 5200만위안을 벌었다. 반면 태양의 후예는 이제 8회가 끝났는데 페이지뷰가 도굴일기의 4배가 넘는 8억2000만건이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유료회원수 300만명 이상, 아이치이 수익은 6000만위안 이상 올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료회원→인터넷몰→광고로 이어지는 태양의 후예 신드롬

신드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송혜교와 송중기가 극 중에서 사용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 ‘아이치이상점’은 최근 3주새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었다. 송혜교가 극 중에서 사용한 비비쿠션과 시계, 목걸이 등은 물론 송중기 선글라스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주연배우가 입고 출연한 50여벌이 넘는 의상들도 아이치이상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경화시보는 “아이치이상점에서 태양의 후예 관련 상품 주문이 매일 1000건 이상 쏟아지고 있다”며 “송혜교가 극 중에서 사용하는 라네즈 비비쿠션과 송중기 선글라스는 없어서 못 판다”고 전했다.

광고료 수입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치이 유료회원이 아니라면 태양의 후예를 시청할 때 반드시 사전 광고를 봐야 한다. 2년 전 별그대 때도 아이치이는 샤넬과 디올, 에스티로더 같은 글로벌 기업 등 10여개사들의 광고 주문이 폭주하며 큰 수익을 올렸다. 기업들의 태양의 후예 광고 러브콜은 당시보다 더 뜨거운 상황이다.

중국국가활극원장을 지낸 저우즈창은 “세계 최대 드라마 시장으로 중국이 뜨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들이 더욱 중국을 겨냥한 스토리로 한류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탄탄한 한중 연합, 더 많은 한류 드라마 예고

태양의 후예 신드롬에는 한·중 협업이 탄탄하게 녹아있다. 지난해 4월부터 강화된 중국 정부의 해외 드라마 사전 심의를 한중 협력으로 돌파했다는 평이다. 드라마 제작사인 한국의 NEW(Next Entertainment World)는 중국 화처영상과 이 드라마 제작에 130억원(6900만위안)을 합작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처영상은 NEW (3,200원 ▲55 +1.75%)의 2대 주주다. 2014년 10월 NEW 상장 직전 화처영상은 3억2300만위안(535억원)을 투자해 NEW의 지분 13.03%를 확보했다.

화처영상은 특히 태양의 후예를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아이치이를 통해 내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화처영상과 아이치이는 2014년부터 화처아이치이영상공사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드라마, 예능, 영화 제작에 함께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태양의 후예가 한중 드라마 합작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었다”며 “이번 성공으로 NEW와 화처영상, 아이치이 합작은 더 공고해지며 훨씬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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