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금리의 10배… 쏟아지는 고배당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6.03.0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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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기업, 대주주 지분율 높은 곳 집중문제는 여전

'짠물배당' 오명을 받아왔던 국내 상장기업들이 하나 둘 배당을 늘리는 추세다. 증시 영향력이 큰 국민연금 역시 주주권 행사를 통해 배당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다만 배당확대가 아직은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한국거래소는 2월 말 현재 지난해 현금배당을 결정한 상장기업 수와 배당금 총액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2월 말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상장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52개사가 늘어난 총 755개사며, 배당금(우선주 포함) 총액은 2014년보다 3조9231억원이 증가한 18조39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배당을 확정한 기업 가운데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광희리츠 (3,130원 ▼145 -4.43%)다. 지난 4일 보통주 1주당 951원의 배당을 결정했는데, 시가배당률이 16.6%에 달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평균(1.7%)과 비교해 10배나 높다.



지난 연말 일찌감치 배당을 확정한 골프존유원홀딩스의 시가배당률은 8.3%였으며 이달 3일 보통주 1주당 6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한 천일고속의 시가배당률 역시 8%가 넘었다.

이 밖에 △현대증권 (7,370원 ▲10 +0.1%) 7.56% △두산 (165,000원 ▼9,700 -5.55%) 7.5% △부국증권 (24,350원 ▼350 -1.42%) 7.04% △한국전력 (19,800원 ▲170 +0.87%) 6.2% △정상제이엘에스 (6,700원 ▲10 +0.15%) 6.14% △삼본정밀전자 5.93% △지역난방공사 5.9% △아주캐피탈 5.9% △메리츠종금증권 5.4% △동양생명 5.2% △유니퀘스트 5.2% △YBM시사닷컴 5.2% △한양증권 5.1% △유아이엘 5.0% 등이 고배당주로 이름을 올렸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의 배당 관련 정책과 배당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대에 따른 것"이라며 "상장기업들이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배당금에 대해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분리과세가 허용된 것도 배당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분리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3년 평균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의 120% 이상이고 총배당금 증가율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또는 평균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평균의 50% 이상이고 총배당금 증가율이 30% 이상이면 된다.

분리과세 대상자에게는 원천징수 세율을 14%에서 9%로 인하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는 25%의 분리과세 세율을 허용하게 된다. 상장사 지분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배당확대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들여다 볼 대목이다.

지난 3월 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2016.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지난 3월 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2016.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이 낮은 저배당 기업들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중이다. 배당이 늘어나지 않으면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비롯해 보유지분 매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게 국민연금의 방침이다.

배당확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최근 배당확대를 결정한 기업들 가운데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곳들이 많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되기도 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천일고속 (45,800원 ▲100 +0.22%)은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85%가 넘는다.

골프존 (3,840원 ▼35 -0.90%)의 지주회사인 골프존유원홀딩스 (3,840원 ▼35 -0.90%)는 시가배당률이 전년 1.9%에서 8.3%로 급등했으나, 자회사인 골프존의 시가배당률은 4.5%에 머물렀다.

골프존유원홀딩스의 경우 오너인 김원일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67%에 달하지만 골프존은 상대적으로 낮은 55% 수준이다.

이 밖에 고배당 기업 가운데는 부국증권, 지역난방공사, 아주캐피탈, 삼본정밀전자, YMB시사닷컴, 한국전력, 서원인텍, 진양산업 등이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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