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에 '황소장 단비'?…증감회 수장 교체 기대 증폭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6.02.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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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스위 신임 주석 이름 발음 '뉴스위'(牛市雨)와 비슷
주가 부양보다 IPO 규제 완화 등 구조개혁 집중할 듯

中 증시에 '황소장 단비'?…증감회 수장 교체 기대 증폭


중국 증시에 '황소장(강세장) 단비'가 내릴까.

중국 증권당국 수장이 교체되자마자 중국 증시에 황소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주말 샤오강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주석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류스위 중국 농업은행 총재를 앉혔다. 샤오 주석의 경질은 지난해 여름과 올해 증시 급락사태와 이에 대한 대응 실패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건 샤오 주석의 후임이 정해진 지 48시간도 안 돼 중국 증시가 황소장 기대감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FT는 류스위 신임 주석의 이름이 주효했다고 지적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비롯한 중국 온라인상에서 류스위 주석의 이름과 중국에서 황소장을 의미하는 관용 표현인 '뉴스위'(牛市雨·황소장 비)의 발음 유사성이 회자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그러나 지나친 기대를 경계했다. 류 주석이 주가 띄우기보다는 증시 구조개혁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류 주석이 증시를 개인투자자(개미)들의 투기장인 '카지노'가 아닌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자금조달 통로로 만들기 위한 구조개혁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하이 중국 카이위안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본시장은 중대 국면에 도달했다"며 "규제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방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스위는 금융부문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라며 그가 증감회 새 수장으로 자본시장을 포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또 중국 증시의 문제는 제도상의 문제로 인력이 하나 바뀌었다고 큰 영향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뇌종양이 있다고 머리를 잘라내는 게 도움이 되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지도부는 중소기업을 비롯한 혁신기업들이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스템을 자본조달 통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래야 중국 경제를 굴뚝산업 중심에서 탈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과 기반시설 투자에 의존해온 성장모델을 서비스업과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경제구조개혁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단순 제조업과 건설 부문의 국유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독식해왔다. 이 결과 막대한 채무와 과잉설비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류 주석이 IPO(기업공개)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엄격한 허가제를 유연한 등록제로 바꿔 IPO 병목현상을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말 이미 2년 안에 IPO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아직 규제 완화 수위와 등록제 도입 시기 등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류 주석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차이넥스트·차스닥)의 상장 조건을 완화해 혁신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스닥에 데뷔하려면 나스닥과 달리 상장 전에 수익을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IPO 규제 완화가 만만한 과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동안 중국에서 IPO 승인을 얻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던 만큼 IPO 승인 과정에 상당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FT는 지난해 증감회 관리 3명 이상이 IPO 승인과 관련한 부패 혐의로 구금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 비금융 기업들은 본토 증시에서 사상 최대인 7600억위안(약 143조6100억원)을 조달했다. 대개 중국 증시의 랠리가 한창이었던 상반기에 집중됐다. 증감회는 증시 급락사태로 지난해 7월 IPO 승인을 중단했다가 같은 해 11월에 재개했지만 이달 현재 728개 기업이 상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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