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감산 가능성으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대비 배럴당 12.3% 폭등하며 29.4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1월 이후 7년여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설 연휴 기간동안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유럽발 은행권 불안, 북한 리스크 등 악재가 켜켜이 쌓인 가운데 훼손된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1200억원 매수 우위였던 외국인은 설 연휴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47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외국인은 3조10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순매도 상위 국가는 영국(1조1658억원) 중국(4762억원) 케이만아일랜드(3439억원) 등 순이었다.
중동계 자금의 이탈은 완화됐으나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두드러진 모양새다. 유로/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유로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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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유로/원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유럽계 자금 이탈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계 은행에서 촉발된 은행주들의 자산부실에 대한 우려도 유럽계 자금 이탈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7,590원 ▼140 -1.81%)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 외국인 순매도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 위축된 투자심리 속 글로벌 리스크 지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대내적으로는 북한 리스크 확대로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한은과 연준의 선택은=한국은행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수출 부진과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확대된 상황이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오는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경제상황에 따라 금리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발언은 한 만큼 이번 회의록 공개에서 연준내 비둘기파적 입장이 강조된다면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동안 발생했던 글로벌 공포를 단기간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도이치방크의 부실우려, 그리스 국채금리 상승 등 꼬리 위험에 대한 공포심이 확대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경색되고 있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기에 주식비중을 축소하지 않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