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에너지장관 'OPEC 감산 협조' 발언…사실은 해프닝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2.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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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WSJ 보도에 유가·증시 반등… OPEC 회원국 모두 동참 전제로 한 발언 와전

UAE 에너지장관 'OPEC 감산 협조' 발언…사실은 해프닝


뉴욕 증시와 국제유가가 UAE 에너지 장관의 발언에 낙폭을 줄였지만 효과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잘못된 반응’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건은 월스트리저널이 수하일 빈모하마드 파라즈 알마즈루이 UAE 에너지장관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알마즈루이 장관은 스카이 뉴스 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OPEC 회원국) 모두가 감산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WSJ은 이를 번역해 보도했다.



4.5% 급락하며 13년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시간외 거래에서 낙폭을 2%대로 줄였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상승 반전했다.

유가 반등에 힘입어 2% 넘게 급락했던 뉴욕 증시도 1%포인트(p) 넘게 낙폭을 줄였다. 나스닥은 잠깐이었지만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장관의 발언에는 ‘모두가 동참한다면’이라는 전제 조건이 달려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UAE 에너지 장관의 발언은 다른 OPEC 고위 인사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얘기고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감산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수개월간 노력하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를 견제하기 위해 요지부동이기 때문.

일부 중개인들이 이날 반등에 대해 근거없는 추측에 기인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가 반등을 학수고대하던 일부가 그의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셈이다.


이같은 해프닝은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때마다 OPEC에서는 유가 반등을 위해 감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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