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교회가 세상을 향해 던진 이 최초의 발언은 현실 문제와 거리를 두고 있던 교회의 안일한 정체성에 틀을 깬 파격이었다. 이 동력의 중심에는 김 추기경의 노력과 열정, 진심이 놓여있었다.
가톨릭 신자든, 불교 신자든, 무신론자든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어른’으로 떠받든 김 추기경의 ‘모든 것’이 실린 보기 드문 전기다.
무엇보다 그간 풀리지 않았던 두 가지 의문에 대해서도 치밀한 추적을 통해 밝혀낸다. ‘김수환은 왜 주임신부 자리를 내놓고 독일로 유학 가서 그리스도교 사회학을 공부했는가’와 ‘신출내기 주교가 2년 후 어떻게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고 이듬해 세계 최연소 추기경에 임명되었는가’에 대한 부분이 그것이다.
김순환이라는 이름이 김수환으로 바뀐 사연부터 군부독재 시절에서도 약자의 손을 놓지 않았던 따뜻한 행적까지 두루 살피는 책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도 안겨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렇게 살아온 인생이 전하는 말은 절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걸까. ‘서로에게 밥이 되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제 별명은 소품입니다’ 같은 어록들이 진실의 무게를 달고 가슴에 꽂히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 김수환 추기경. 1: 신을 향하여=이충렬 지음. 김영사 펴냄. 568쪽/1만6500원.
◇아 김수환 추기경. 2: 인간을 향하여=이충렬 지음. 김영사 펴냄. 564쪽/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