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 (15,080원 ▲230 +1.55%)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에 앞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말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증권 지분을 맡기고 1392억원을 차입하면서 콜옵션과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콜옵션은 채무만기 이전에 현대증권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이고 우선매수청구권은 현대증권 매각시 우선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현대그룹이 진짜 현대증권을 팔 생각이 있느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와 현대증권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오릭스가 현대증권 지분을 재매각할 때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킹딜' 논란이 일었고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들에 대해 배임이 안되는 범위 내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의 조건을 변경하는 방안을 포함해 시장에 우선매수청구권이 현대증권 매각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인시킬 방안을 현대그룹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역시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이 보유한 알짜자산인 현대증권을 현대엘리베이터로 옮기고 현대상선을 포기하려 한다면 현대증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인수 후보들은 우선매수청구권 자체가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우선매수청구권이 살아 있는 한 법적 분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수전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