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도 별 수 없나' 시장 불안감 확산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6.02.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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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0년물 국채 금리 마이너스 하락 "BOJ 오판했다" 우려 증폭

일본 장기 금리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주식 등 위험자산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란 일본은행(BOJ)의 의도가 무색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10년 만기 일본 국채 수익률은 전날 보다 0.045%포인트 하락한 -0.05%까지 떨어졌다. 이날 닛케이225 및 토픽스 지수가 장중 5% 이상 하락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채권 가격을 끌어 올렸다.



BOJ가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한 지난달 29일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0.22%였다. 당시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긴 했지만 기준물인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목적 중 하나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등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제는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엔화 강세 압력이 커진데다 전세계적으로 신용 경색 조짐이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인 국채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8~9일 사이 주요국 국채 금리는 대부분 떨어졌다. 독일 국채의 경우 0.2%대로 작년 4월 이후 사상 최저다.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는 미국 국채마저 1.7%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맴돌고 있다. 스위스 국채 금리는 이미 -0.3%대로 하락했고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국채 수익률도 일제히 내림세다.

일각에선 "BOJ가 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내놨지만 더 큰 불안이 이를 삼켜버리면서 사실상 BOJ가 오판을 내린 셈이 됐다"며 "BOJ도 별 수 없다는 인식이 시장에서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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