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멜론 인수한 속사정…'음원'에서 '스타'까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6.0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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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모바일'과 로엔 '음원' 협업 모색… 아티스트 활용한 글로벌 진출 및 플랫폼 출시도 가능

카카오, 멜론 인수한 속사정…'음원'에서 '스타'까지


카카오가 ‘멜론’을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국내 1위 모바일 플랫폼과 음원 서비스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가 1조8700억원에 인수키로 한 로엔은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이 65%(총 체류시간 기준)에 달하는 1위 사업자다. 또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로도 유명하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를 계기로 모바일 역량과 로엔의 음원 DB 및 이용자 기반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 서비스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가 벅스와 함께 운영 중인 ‘카카오뮤직’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멜론 인수한 속사정…'음원'에서 '스타'까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멜론의 음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거나, 카카오톡을 멜론 내 커뮤니티 도구로 사용하는 식이다. ‘카카오채널’, ‘1boon’ 등 카카오의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멜론의 음원을 유통하는 방안도 당연한 수순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멜론’ 서비스 자체보다는 로엔 소속 스타 연예인들을 활용한 동남아 한류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더 비중을 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멀티 레이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로엔은 사내 매니지먼트 ‘로엔트리’와 ‘콜라보따리’, 독립 매니지먼트 ‘스타쉽엔터’, ‘킹콩엔터’, ‘에이큐브엔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가수 아이유와 씨스타, 에이핑크, 몬스타엑스, 보이프렌드와 배우 이광수, 유연석, 이동욱 등이 소속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음원뿐 아니라 아이유 등 소속 연예인 기반도 로엔의 훌륭한 자산 중 하나”라며 “이들이 카카오 소속으로 편입된 만큼, 이들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로엔은 이들의 팬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아티스트 중심 모바일 플랫폼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7월 출시한 ‘V앱’과 유사한 콘셉트다. 스타 실시간 개인방송 V앱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로엔을 통해 자체 연예인 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에 좀 더 특화된 형태의 콘텐츠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엔은 전날 “아티스트 중심의 모바일 창작 커뮤니티 제공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로엔의 대표적인 소속 연예인 아이유. /사진제공=로엔트리.로엔의 대표적인 소속 연예인 아이유. /사진제공=로엔트리.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나설 경우 카카오의 인도네시아 SNS(소셜네크워크서비스) ‘패스’의 이용자 기반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케이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부터 공략한다는 것. 패스는 인도네시아 3대 SNS로 월간실사용자수(MAU)가 1000만명 수준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음악은 다른 문화 콘텐츠와 달리 번역 등 현지화 없이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며 “효과적인 글로벌 진출 방안에 대한 고민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진출을 위한 판로도 이미 확보됐다. 지난달 로엔은 중국 1위 IPTV 기업인 Letv과 현지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합작사를 통해 한·중 아티스트의 중국 현지 에이전시 사업, 콘텐츠 투자 등 아티스트와 연계된 원소스멀티유즈(OSMU)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멜론이 지난해 7월 출시한 아티스트 커넥션 기반의 '멜론쇼핑'에 카카오의 핀테크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구축할 모바일 플랫폼과 연계할 경우 콘텐츠 소비가 실제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모델이 가능하다. 이미 두 회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파트너사인 만큼, 핀테크 영역에서 다양한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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