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더욱 풍성해진 ML의 '코리언더비'

스타뉴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6.01.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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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에 공식입단하면서 피츠버그 강정호와의 맞대결이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세인트루이스 트위터 캡처<br>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에 공식입단하면서 피츠버그 강정호와의 맞대결이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세인트루이스 트위터 캡처


‘끝판 대장’ 오승환(34)이 12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전격 입단하면서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최소 6명의 코리언 선수들이 필드를 누비게 됐다. 앞으로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은 과연 누구의 경기를 봐야 할지, 또 맞대결이 펼쳐지면 과연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로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할 지경이 됐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힘든 오프시즌을 보내던 오승환은 현지시간으로 11일 아침 전격적으로 세인트루이스와 1+1(1년 계약 + 2년차 구단 옵션) 계약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2년차 구단옵션이 행사될 경우 최고 1,100만달러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홈 페이지는 오승환은 올스타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의 셋업맨으로 기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 가세로 인해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누빌 한국인 빅리거는 이제 총 6명으로 늘어났다. 내셔널리그(NL)에 3명, 아메리칸리그(AL)에 3명씩으로 균형이 딱 맞는다. AL에는 동부지구(볼티모어 오리올스-김현수), 중부지구(미네소타 트윈스-박병호), 서부지구(텍사스 레인저스-추신수) 등 모든 디비전에서 한국인 선수가 포진했다. NL에서는 서부지구에 류현진(LA 다저스), 중부지구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자리 잡았고 6개 메이저리그 디비전 가운데 유일하게 NL 동부지구만 아직 한국선수가 없다.

여기에 아직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고 지난달 룰5 드래프트를 통해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최지만(25)의 빅리그 진입 가능성도 있어 ML 한국선수의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또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한인 입양아 출신인 로버트 레프스나이더(뉴욕 양키스)와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탬파베이 레이스)도 100% 한국 사람의 피를 이어받은 선수들이어서 이제는 메이저리그에서 어디를 둘러봐도 한국선수를 발견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특히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에 터를 잡으면서 같은 NL 중부지구 피츠버그 강정호(29)와의 맞대결은 이제 한인팬들에게 가장 기대되는 최고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같은 디비전 라이벌인 이들은 2016년 시즌동안 무려 19번이나 맞대결을 펼치는데 이는 한국선수들 간에 가장 많은 만남이 될 전망이다. 더구나 빅리그 2년차에서 피츠버그의 중심타자로 활약이 기대되는 강정호와 세인트루이스 불펜의 핵심멤버로 기용될 것으로 보이는 오승환의 투타 맞대결이 이뤄진다면 경기 종반 승부의 분수령 상황일 것이 분명하기에 그 임팩트는 더욱 강렬할 것으로 확산한다. 강정호는 실제로 자신의 첫 빅리그 홈런을 지난해 4월4일 바로 카디널스의 올스타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때렸고 그것도 0-1로 뒤진 9회초에 터진 극적인 동점홈런이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특히 이들은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처음으로 펼쳐지는 정규시즌 경기부터 만나 악수를 나누게 될 것으로 보여 출발부터 열기를 후끈 지필 것으로 기대된다.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는 오는 4월3일(이하 현지시간) 피츠버그 PNC팍에서 정규시즌 첫 경기로 격돌한다. 원래 메이저리그는 공식 오프닝데이를 현지날짜로 월요일로 지정하고 전날인 일요일 밤에 ‘오프닝 나잇’게임으로 한 경기를 먼저 치러왔으나 올해는 3일인 일요일에 무려 4경기를 배정해 사실상 오프닝데이가 일요일인 3일로 하루 앞당겨진 셈이 됐다. 그리고 이날 벌어지는 4경기 가운데서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의 대결이 가장 먼저 펼쳐져 사실상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이 됐다. 시즌 첫 공식경기부터 강정호와 오승환의 투타대결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시계방향으로 류현진, 강정호 김현수 박병호 /AFPBBNews=뉴스1, 미네소타 볼티모어 트위터시계방향으로 류현진, 강정호 김현수 박병호 /AFPBBNews=뉴스1, 미네소타 볼티모어 트위터
물론 현재 무릎부상에서 회복중인 강정호가 얼마나 빨리 재활을 끝내고 라인업에 복귀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실제 맞대결 성사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강정호가 오프시즌 귀국조차 하지 않고 현지에서 재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충분히 기대를 해볼 만한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개막 3연전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이들은 소속팀들이 시즌 내내 자웅을 겨루는 디비전 라이벌이기에 이들의 투타대결은 피할 수 없는 충돌코스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개막 3연전뿐 아니라 폐막 3연전에서도 만날 예정이어서 시즌 내내 불꽃 튀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맞대결 순간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다음으로 많은 ‘코리언 더비’는 AL에서 펼쳐지게 된다. 추신수와 박병호, 김현수는 각각 소속팀에서 주전선수로 기용될 전망이어서 이들이 맞서는 장면은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김현수의 볼티모어와 박병호의 소속팀 미네소타가 4월 4일부터 볼티모어에서 개막 3연전으로 격돌하는 것은 이미 한국팬들 사이에 정말 가슴 설레는 시리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구나 김현수는 바로 그 다음 주에 텍사스 원정에서 나서 추신수의 레인저스와 4연전 시리즈로 맞붙을 예정이어서 초반부터 코리안 슬러거들 사이에 자존심 대결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병호와 추신수의 첫 만남은 7월에나 이뤄진다. 이 두 팀은 7월1일부터 10일까지 각각 총 7차례 만날 예정이다. 같은 리그라고 해도 소속 디비전이 다르기에 강정호와 오승환처럼 자주 만나진 않는다.

한편 리그는 다르지만 AL팀과 NL팀이 맞붙는 인터리그 경기가 있어 류현진과 김현수, 추신수와 강정호, 추신수와 오승환의 대결은 이뤄질 수 있다.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인터리그 경기는 매년 디비전을 바꿔가면서 스케줄을 잡고 있는데 올해는 AL 동부지구 대 NL 서부지구, AL 중부지구 대 NL 동부지구, AL 서부지구 대 NL 중부지구가 맞붙는 차례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오직 김현수와만 맞대결이 가능하며 박병호, 추신수와는 월드시리즈가 아닌 한 만나지 않는다. 김현수의 오리올스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부터 6일까지 다저스테디움에서 3연전이 예정돼 있어 가장 많은 한인들이 몰려 있는 LA에서 미국 독립기념일에 김현수와 류현진의 빅뱅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또 추신수의 텍사스는 6월17~19일에 세인트루이스에서 3연전이 예정돼 있어 오승환과 추신수가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승환이 오른손투수, 추신수가 왼손타자임을 감안하면 실제로 단 3게임 시리즈에서 투타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편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던 류현진과 강정호의 맞대결도 한국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순간 중 하나다. 다저스는 6월말 피츠버그에서 원정 4연전이 잡혀있고 파이리츠는 8월12~14일 다저스테디움에서 3연전 시리즈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해 류현진은 어깨수술로 전 시즌을 뛰지 못했고 강정호는 하필이면 시즌 중 유일한 다저스테디움 원정 시리즈를 앞두고 불의의 무릎부상을 당해 시즌을 접으면서 가장 손꼽아 기다렸던 LA 원정에 팀과 함께 하지도 못했었다. 이들의 맞대결이 이뤄진다면 강정호-오승환, 류현진-김현수 대결과 함께 이번 시즌 최고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한편 류현진과 오승환의 맞대결은 두 선수가 각각 선발투수와 구원투수라는 포지션으로 인해 직접적인 맞대결보다는 영원한 라이벌인 세인트루이스와 다저스 간의 대결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5월13~15일 다저스테디움에서 3연전, 7월말 부시스테디움에서 3연전 등 총 6차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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