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분양 빨간불…최대 35% 파격 분양나서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6.01.0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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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분양' 등 파격 혜택 내건 사기 조심해야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최근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와 분양 물량 과잉 공급 등의 영향으로 미분양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파격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코니 확장 비용 무료,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에 악성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기존 분양가에서 파격 할인을 해주는 분양 단지들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용인의 A아파트는 최초 분양가에서 2500만원을 할인에 60% 중도금 무이자 혜택, 시스템 에어컨까지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인천 송도의 B 아파트는 입주 시 3~5% 정도 캐시백 지원을 내걸었다. 이 아파트들 모두 기본적으로 발코니 확장비 무료에 잔금 2~3년간 유예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부천의 C 아파트는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기존 분양가에서 최대 35%까지 할인과 발코니 확장비, 인테리어 비용까지 지원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축 빌라에서도 할인 분양을 진행한다. 서울 신정동의 한 신축 빌라는 최소 3500만원만 있으면 입주가 가능하다는 홍보를 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전세난으로 인해 신축 빌라로 눈을 돌린 이들이 크게 늘었지만 거래 심리 위축과 함께 신축 빌라 인기가 다시 지고 있는 것이다.

각 아파트들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파격 분양에 나선 것은 미분양 공포가 현실화 됐기 때문이라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4만9724가구다. 주택 시장에서 미분양이 5만가구에 달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공 후 미분양도 1만477가구에 달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올해 공급이 예정된 물량이 32만 가구라고 하는데 지난해 보다는 줄었지만 역대 공급 물량 기준으로 따지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라며 "내년 주택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분양까지 안고 가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격 혜택 조건을 내걸고 있는 아파트들 대부분은 경기와 인천에 자리하고 있다. 준공 전 미분양은 경기가 2만1809가구, 인천은 4528가구로 전체 미분양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도 전국에서 경기(4435가구)와 인천(2030가구) 순으로 많다.

또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할인 분양에 대해 수분양자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고 어떤 단지에선 수분양자들에게도 변화된 분양 조건을 맞춰주는 경우가 있다"며 "손해가 적지 않지만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혜택을 주는 것은 그만큼 악성 미분양이 위험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칫 '할인 분양'이라는 말에 속아 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명품아파트 반값 할인이라는 광고로 수요자들을 모은 분양업자가 개인 사무실에서 계약금을 받아 시공사에 돈을 보내지 않고 개인이 챙긴 사례가 있었다. 할인 분양을 받는 대신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기로 비밀유지 각서를 쓴 것이 화근이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은 공식 시행사에서 하는 만큼 직접 모델하우스에서 꼼꼼하게 확인을 하고 상주하고 있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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