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인·허가 70만가구 '임박'…분양시장 '압박'

머니투데이 세종=신현우 기자 2015.12.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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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11월 누적 66만7163가구…"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 확산 우려"

주택인·허가 70만가구 '임박'…분양시장 '압박'


신규분양시장 활황세 속에 올들어 주택인·허가 실적이 11개월 만에 66만가구를 넘어섰다.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기록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올 한해 주택 인·허가 실적은 70만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대기물량인 인·허가 실적이 폭증하면서 계약 포기나 미분양 증가 등의 부작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까지 누계 기준 전국 주택인·허가 실적은 66만7163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6% 폭증한 것으로, 부동산 열풍이 본격화됐던 2002년(66만6541가구)보다 많다.



올들어 월 평균 주택인·허가 실적이 6만가구를 초과한 것을 감안할 경우 연말까지 70만가구를 넘어 최소 역대 2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주택인·허가 실적이 가장 많았던 때는 1990년(75만378가구)이며 1993년(69만5319가구)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세난 속에서 뉴타운 해체지역을 중심으로 연립 등 아파트 외 주택까지 개발붐이 불고 있어 올해 주택인·허가 실적은 역대 최대 수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올해 주택인·허가 실적은 그동안 정부가 내세운 연간 목표치(30만~40만가구)보다도 최대 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주택인·허가가 크게 증가한 원인은 아파트 외에도 연립·빌라 등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라며 "뉴타운 해제 후 이들 지역에 우후죽순 주택건설이 이뤄지고 있어 올 한해 실적이 70만가구를 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우려를 경고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현재 분양 물량과 인·허가 물량을 놓고 시장 상황을 보면 공급과잉을 우려할 수 있다"며 "경기 일부에서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 도래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교수는 "연립 등의 개발로 인·허가 실적이 급증한 부분도 있는데 수요 여력이 많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이 침체될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입주포기 등의 부작용이 입주가 본격화될 2017년보다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며 "선분양제도에서의 문제가 이처럼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입주시기에 기존주택 매각이 늘어날 경우 재고주택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건설업체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일단 현재 분양시장만 보고 밀어붙이기식으로 공급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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