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2년만에 희망퇴직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5.12.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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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연령 따라 최대 30개월치 기본급 지급… "노사 합의에 의해 희망자 한해 실시"

국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2013년 이후 2년 만에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받는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기본급 24개월 치(연령과 직급에 따라 최대 30개월 치) 기본급과 자녀 학자금, 재취업을 돕기 위한 지원금 등을 준다. 부부장급 이상은 희망퇴직 신청에 제한이 없지만 대리·과·차장급(7년 이상 근속자)은 1980년 이전 출생자로 제한했다. 신한카드는 희망퇴직자의 전직과 창업을 돕는 전직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신한카드가 희망퇴직에 나선 것은 인사 적체 현상이 다른 카드사보다 심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정규직 직원은 3192명(9월말 기준)으로 다른 은행계 카드사인 KB국민카드(1466명), 하나카드(838명), 우리카드(464명) 등 보다 월등히 많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노동조합과 합의 하에 희망자에 한해 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면서 "이번 희망퇴직은 강제적인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2007년 LG카드와 합병 이후 2008년과 2010년, 2013년 세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카드업계의 희망퇴직 실시는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소·영세 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소멸포인트 기부로 인한 수익 감소와 핀테크(금융기술)·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등에 따른 경쟁 심화,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카드업계가 구조조정 움직임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실제 신한카드에 앞서 삼성카드 (39,100원 ▼1,050 -2.62%)도 지난달 100여명을 전직지원 등의 형태로 사실상 감원했다. 휴직자는 최장 2년간 쉴 수 있고, 전직 프로그램은 다른 곳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직원들에게 정착지원금,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삼성카드는 또 이달 초 진행한 임원인사를 통해 원기찬 사장과 상근감사를 제외한 34개 임원 자리 중 8개를 없앴다.

한 카드사 고위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수익 기반이 계속 악화될 것으로 보여 다른 카드사들의 구조조정 움직임도 계속될 전망"이라면서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현재 수준의 인력을 유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경영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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