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환율정책과 원자재 가격②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5.12.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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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한중일 환율전쟁(실질실효환율)/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한중일 환율전쟁(실질실효환율)/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위 그래프는 국제결제은행(BIS)이 매달 발표하는 한중일 세 나라의 '실질실효환율지수' 추이입니다. 실효환율이라는 것은 그 나라 무역에 영향을 주는 대외 통화가치를 종합적으로 측정한 값입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달러환율에 비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겠죠. 유로, 엔, 파운드 등 여타 통화들과의 환율을 무역비중에 따라 포괄적으로 산출한 값이니까요.

우리가 보통 말하는 '달러인덱스'라는 것도 주요 선진국 통화들에 대한 달러화의 종합적인 환율, 즉 실효환율지수입니다. 여기에 물가개념까지 반영한 것이 '실질실효환율지수'가 됩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실효환율로 측정한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우리 원화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제법 상승했죠. 반면 아베노믹스의 일본 엔화는 엄청나게 떨어졌습니다. 중국의 수출 경쟁력에 아무래도 문제가 생기기 쉽겠죠? 그래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정부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위안화 실효환율지수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환율정책은 달러-위안 환율보다는 이 실효환율지수를 기준으로 삼을 뜻을 시사했습니다. 그게 더 무역환경을 잘 반영한다는 것이죠.



중국 정부의 실효환율지수는 BIS가 산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눈에 띄는 차이점도 있었습니다. 유로화와 엔화의 가중치를 BIS보다 제법 높게 적용한 것이죠.

이런 일련의 사실들로부터 우리는 어떠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로서는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 하락 못지않게, 또는 그 이상으로 엔화 및 유로화에 대한 위안화 하락을 원한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중국 위안화 실효환율지수에서 엔과 유로가 차지하는 비중을 합하면 달러의 비중보다 훨씬 더 크니까요.

따라서 유로와 엔화가 충분히 강해진다면, 중국 정부는 굳이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크게 희망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 말은 유로와 엔화에 대해 달러가 충분히 하락한다면, 달러-위안 환율 상승을 굳이 유도하지는 않을 거라는 뜻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이 경우 위안화의 실효환율지수가 하락하는데도 불구하고 원자재 시장은 안정될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해집니다. 달러-위안 환율이 안정될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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