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국인 수급, 8월의 힌트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15.12.0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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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인상·유럽 양적완화로 원화 약세…한중FTA·中 위안화 SDR 편입, "장기적으로 봐야"

코스피 지수가 1일 1% 넘게 반등하며 2010대를 회복했다.

전일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지수 변경으로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53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며 2% 가까이 급락했던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사흘만에 '사자'로 전환했지만 7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적어 외국인 수급 추세 반전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이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돼 달러 강세가 기대되고 3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증기 불확실성 또한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편입이 단기적인 위안화 약세를 불러올 수 있다는 예상에 원화약세도 나타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15,700원 ▼50 -0.32%) 연구원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와 중국 위안화 SDR 편입의 경우 경제 상황을 호전시키고 신흥국 통화를 강하게 하는 이슈"면서도 "한중 FTA의 경우 단기적 영향이 적고 위안화 SDR 편입의 경우 단기적으로 중국 자본통제 약화로 외국인 자본유출이 발생해 위안화 약세와 원화 동반약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악화된 외국인 수급, 8월에 산 업종 살펴봐야=지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외국인은 12월 한국 주식을 순매수하며 연말효과를 이끌었다. 연말효과란 12월 코스피 지수 수익률이 다른 달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한국 12월 성과는 좋지 못했고 올해도 연말효과를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 약세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이고 유럽의 추가 양적완화와 석유수출국회의(OPEC) 등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주 중국 증시의 폭락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과거 외국인은 글로벌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이 부정적인 환경에서 외국인이 사는 업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말에 나타난 기관의 매수세는 주가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물량을 받아주는 역할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금리 인상 이슈로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졌던 8월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외국인은 이익이 개선되고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던 정유 화학 소프트웨어 보험 업종을 매수했다.

11월 외국인 매도세가 만만치 않았다는 점에서 12월에도 외국인 수급과 이익개선세, 밸류에이션이 모두 긍정적인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화학과 보험 업종의 경우 9월부터 외국인 순매수 비율이 높고 이익전망치 변화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도 과거 1년대비 저평가 된 상황이라 이달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은 고평가지만 이익개선세가 나타난 정유 IT하드웨어 건강관리 업종과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은행 증권 비철금속 업종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중FTA 中 위안화 SDR편입, 단기적 영향 적을 것=한중FTA가 전일 국회에서 비준됐다. 국제통화기금(IMF)도 30일(현지시간) 위안화의 SDR편입을 결정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실적을 개선시키고 원화 강세를 이끌어 한국 주식시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평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중FTA의 경우 관세철폐 기간이 최장 20년이고 수출증가로 기업의 실적개선이 나타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장기적 이슈다.

중국 위안화 SDR편입의 경우 위험자산 선호현상 강화로 원화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지만 위안화의 바스켓 편입시점이 내년 10월이라는 점에서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자본통제약화로 위안화 약세가 기대된다. 이는 미국 금리인상과 맞물려 원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중혁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중FTA의 경우 자동차와 전자 등이 수혜업종에 포함되지 못했고 외국인이 대형주를 사는 경향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중FTA와 중국 위안화 SDR 편입은 그 자체로도 장기 이슈지만 이미 증시에 기반영된 측면도 존재해 단기적으로는 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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