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남북공동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금속활자 발견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2015.11.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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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통일부·문화재청, 지난 6월부터 진행한 '개성 만월대 7차 남북공동발굴조사' 종료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금속활자 발견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통일부·문화재청이 지난 6월1일부터 추진한 개성 만월대 7차 남북공동발굴조사가 30일 종료됐다. 남북은 지난 14일 조사에서 금속활자를 출토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성과 브리핑에서 최광식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고려대 교수·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출토된 활자는 전문가 검토 결과 여러 특징상 고려활자로 보이며 시기는 만월대가 소실된 1361년 이전으로 설정해 향후 남북공동연구를 심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상으로는 전일할 전(?)자와 유사하게 보이는데 오른쪽 아래 자획이 모 방(方)자로도 보여 향후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번 출토 활자는 1956년 북측이 전쟁 중 파괴된 개성 만월대 유적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출토 활자와도 다르고, 최근 이슈가 된 증도가자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도가자는 불교 사찰에서 만든 것인데 발굴된 활자는 국가 주도로 만들어진 최고 수준의 활자라며 고려대장경 서체와 유사한 것으로 북측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정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관은 "일부 학자들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활자를 12세기까지 얘기하고 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는 상태"라며 "발견 활자는 소장 활자와 유사한 점이 있으나 글자체는 다른 만큼 세기를 명확히 추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관은 고려활자라고 판단하는 증거에 대해서는 "현존 확정 고려활자는 북한에 1점, 중앙박물관에 1점이 있는데 둘 다 뒷면이 홈 형태로 파여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 홈 형태가 이번 발견 활자에서도 발견됐고, 조선시대 활자에는 홈 형태가 발견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안병우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부위원장(한신대 교수)은 "남북에 앞서 출토된 실물 고려활자가 하나씩 있는데 주조 등의 모습이 두 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정교하다"며 "흥덕사지에서 인쇄한 직지심체요절은 절에서 만든 것에 비해서 이것은 국가의 용도로 주조한, 상당히 정교한 기술을 가진 최고의 공장을 동원한 작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측은 이번 출토 장소가 7차 발굴조사지는 아니었으나 북한이 과거 금속활자가 출토됐던 범위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작업을 했고, 그 과정에서 이번 활자가 출토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부터 10년간 진행한 사업이기에 사업이 완료된 이날 남북이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내년에는 조금 더 발굴 진행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특히 금속활자를 주목해서 추가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 동시 발표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공동 전시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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