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證 본입찰 21일 확정…매각가 2조원 눈치싸움 전망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권다희 기자 2015.11.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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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대우증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 일정이 다음달 21일로 확정됐다. 대우증권 주가하락으로 매각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가치 극대화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으로 내걸었다.

산업은행은 30일 3차 매각추진위원회를 열고 다음달 21일 대우증권의 본입찰을 마감하는 내용을 담은 최종입찰안내서와 선정기준 등을 최종 승인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연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목표"라며 "매각가치 극대화, 조속한 매각,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라는 매각원칙에 따라 선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우증권 (7,550원 ▲220 +3.00%)은 주당 1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산업은행 보유지분 43%(1억4018만주)로 환산하면 1조4500억원 수준이다. 산업은행이 책정한 장부가는 1조7758억원으로 주당 1만2700원 수준이다. 시장가격만 감안하면 패키지 매각 대상인 산은자산운용(650억원)을 더해도 매각가격이 장부가를 넘기 힘들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30%를 반영해야 가까스로 2조원에 턱걸이할 상황이다.



지난 9일 본입찰 적격자로 확정된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예비입찰가도 이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1조9000억원을 제시했고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지주는 각각 1조8000억원, 1조6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 입장에서 장부가 수준에서는 매각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책은행으로 대우증권 인수에 투입한 자금을 고려하면 헐값 매각은 물론, 배임 논란까지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매각 유찰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산업은행이 손해보지 않고 매각할 수 있는 대우증권 주가 마지노선은 주당 9800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근 증권사 실적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다 현대증권 매각 불발 등 업계 이슈가 불거지면서 남은 한 달 동안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각이 유찰될 경우 산업은행이 다시 대우증권 매각에 착수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는 "인수전에 뛰어든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KB금융지주의 의지가 강한 만큼 매각이 파행되진 않을 것"이라며 "2조원 안팎에서 인수후보들의 눈치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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