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50개 원유·천연가스 프로젝트 제안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5.11.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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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총 1850억달러 규모…"1단계 250억달러 유치 전망"

이란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50개의 원유·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석유부 매체 '샤나'를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나에 따르면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일련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첫 단계로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250억달러(약 28조9000억원)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지난 7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핵 협상을 타결지은 뒤 오는 2020년까지 총 1850억달러 규모의 원유 및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 50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새 프로젝트 발주를 위한 새 계약 방식인 '통합석유계약'(IPC)의 틀을 공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PC가 국제 유가 변동성과 투자 리스크(위험)에 더 유연한 방식으로 판매액의 일부를 돌려받는 기존의 '바이백(buyback) 계약'보다 금전적으로 외국 기업에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IPC는 외국 기업들이 원유나 천연가스 생산량을 미리 예상해 배럴당 고정 생산 수수료를 입찰에 부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계약기간은 최장 25년이고 자본지출 상한선은 없다.

다만 IPC 역시 바이백 계약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자자의 이란 유전 지분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란은 국영이란석유회사(NIOC)를 통해 자국 유전에 대한 독점 소유권을 갖고 있다.

또한 IPC는 외국 기업이 현지 기업과 합작을 통해 기술 이전 등을 조건으로 투자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란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량과 세계 4위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탓에 시설과 기술이 낙후돼 있다. 이란은 외국의 투자를 적극 유치해 2020년까지 원유생산능력을 하루 500만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서방의 제재로 이란의 원유 수출 및 국제 금융거래가 중단된 2012년 이후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능력은 100만배럴까지 줄었다.


이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움직임에 다국적 석유 대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영국 BP, 프랑스 토탈, 노르웨이 스타토일, 중국 시노펙 등 135개 석유기업이 참가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많은 기업들이 (자국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유럽 기업도 그렇고 아시아 기업도 그렇다"고 말했다.

알리 카르도르 NIOC 투자 및 자금조달 부문 부책임자는 내년 3, 4월께 첫 계약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그러나 글로벌 은행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직 크다고 지적했다. 이란에 대한 국제 제재가 내년에 해제돼도 미국의 제재가 어떻게 될지 몰라 돈줄을 쥔 은행권의 향방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에 참가한 한 서방 석유기업 CEO(최고경영자)는 "은행들은 공공연히 자신들이 이란시장에 가장 늦게 진입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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