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사장 초고속 승진… 첫 女 부사장도 탄생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5.11.27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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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2016년 승진인사는 실적에 따른 평가와 미래 신성장동력사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 LG전자의 승진자 수가 지난해보다 20% 줄어들었지만 성과가 높은 사업부문은 부회장 승진자를 배출하는 등 성과에 따른 신상필벌을 명확히 하고 오너 구본준 부회장에게 컨트롤타워인 LG의 신사업을 맡겨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선 인사로 평가된다.

◇실적 안좋은 MC사업부 승진자 1명에 그쳐=LG전자는 사장 승진 2명을 포함한 총 38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실적악화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승진규모를 줄였다. 특히 실적회복을 기대한 휴대폰부문의 MC사업부는 실적악화로 임원승진자가 1명에 그쳤다.



인화를 강조해온 LG그룹의 인사특성상 다시 한번 명예회복의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사업본부장들은 모두 유임됐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각자대표이사를 맡아온 정도현 사장과 함께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조성진 H&A(홈애플리케이션&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사장),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조준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사장) 등을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해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내년에는 각 사업본부장이 실적을 직접 책임지라는 의미로 읽힌다.



◇실적 좋은 계열사엔 파격 승진…최초 여성 부사장도=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예상대로 유임되면서 부회장으로 올라갔다. 취임 후 연속 흑자 달성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한 것을 평가받았다.

LG화학은 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3명, 상무 신규선임 13명 등 총 19명이 승진했다. 손옥동 기초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LG생활건강 CFO(최고재무책임자) 정호영 부사장이 LG화학 CFO로 선임됐다.

LG 최초 여성 부사장도 나왔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부사장은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LG그룹에 입사한 지 30년 만에 부사장 직함을 달았다. LG생활건강에서 생활용품사업부를 맡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생활용품시장에서 LG생활건강 제품들을 1위 브랜드 반열에 올려 놓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구본준 부회장 어깨에 미래 걸었다…2단계 뛰어 사장 승진자도=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그룹으로 이동시켜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맡겼다. 구 부회장에게 LG의 미래를 맡긴 셈이다.

구 부회장에겐 차세대 성장엔진인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신사업을 총괄하는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겨 LG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도록 했다. 구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상사를 거쳐 2010년부터 LG전자를 이끌면서 강력한 오너십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너가의 일원이자 현재로선 구본무 회장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카드인 까닭에 구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 LG전자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은 상태에서 신사업을 진두지휘한다.

LG전자의 임원발탁은 주로 B2B(기업간 거래), 자동차부품 등 미래 성장사업을 주도한 임원들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상봉 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과 홍순국 소재·생산기술원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생산기술원장 홍순국 전무는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사장으로 2단계 뛰어올랐다. LG전자 역사상 처음이다.

강기택·송지유·박종진 기자 ace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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