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국 증시는 올 여름에 급락사태를 겪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월에 7년 반 만에 고점을 찍은 뒤 8월 말까지 45% 가까이 추락했다. 이 여파로 시가총액이 며칠 새 5조달러나 증발하기도 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5일에야 75일간의 약세장을 마치고 강세장에 다시 진입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1년간 43%, 올 들어 13%가량 올랐고 지난 8월 말에 비하면 25% 반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S&P500지수 수익률 추이(단위: %, 배당 제외)/그래프=블룸버그
킹어 라우 골드만삭스 홍콩 주재 중국 증시 투자전략가는 "1990년 거래를 시작한 이후 (중국인 전용인) A주시장의 총수익률을 보면 나쁘지 않다"며 "선입견이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중국 증시에 더 너그러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CSI300지수가 1년 안에 6%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CSI300지수는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표 종목 300개로 구성된 중국 A주 대표 지수다.
경제구조개혁도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올해 1-9월 중국 경제 성장세에서 소비가 차지한 비중은 58%로 투자 비중(43%)을 훌쩍 웃돌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일명 '싱글데이'를 맞아 하룻동안 912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비관론자들은 그러나 중국 증시의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한 예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차이넥스트)의 PER(주가수익비율)은 81배에 달한다. 중소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 창업판의 PER은 미국 중소형주 대표지수인 러셀2000지수의 4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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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중국 증시의 변동성도 투자자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상반기에 60% 급등했다가 6-8월에 45% 가까이 추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 기준으로 중국 증시는 지난 25년간 모두 55차례나 강세장과 약세장을 갈아탔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횟수가 S&P500지수의 6배나 된다.
중국 금융 전문가로 '레드 캐피털리즘'의 공동저자인 프레이저 호위는 중국 정부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를 증시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게 중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80%가 넘는다는 설명이다. 올 여름 중국 증시 급락사태와 이에 따른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 제도인 후강퉁을 시행한 데 이어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를 잇는 선강퉁을 추진하고 이르면 내년에 미국식 IPO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는 등 시장 개혁에 적극적인 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현지인들은 언제 증시 급락사태가 있었냐는 듯 다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증권거래계좌수는 지난 20일까지 28주 연속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