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상승여력 축소, 횡보장 예상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5.11.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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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한 때 194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상승동력이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닷새만에 약세로 마감했다. 장 초반 2020선 돌파를 시도했던 코스피는 이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야 말았다.

시장에너지는 크게 줄어든 모습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이달 중순 한 때 3조원대까지 미끄러졌던 코스피 일 거래대금이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나흘째 4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수급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에서 21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지난 10일 이후 이날까지 12거래일 중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매도우위 포지션을 취한 날은 11거래일에 이른다. 이 12거래일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1조6500억원을 웃돈다.

이달 코스피 반등을 견인했던 기관에서도 매수세가 주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의 기관 순매수규모는 886억원으로 전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기간 일평균치(1533억원)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이 7거래일째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으나 저점매수에 가담하는 듯했던 투신은 이틀째 매도우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가 2000선 상단에 올라선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이라던 예상과 일치하는 흐름이다.

주도주 흐름이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추가상승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패턴을 봐도 기관 순매수만으로 시장이 추세적으로 상승한 적은 드물다"며 "11월 들어 제약/바이오와 LG그룹주를 제외하고는 추세적으로 오르는 섹터/종목이 보이지 않는 데다 매기(買氣)마저도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오후 들어 전일 대비 10원 이상 재차 하락하며 1140원선으로 밀린 점도 자동차 등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을 꺾게 만드는 요인이었다"며 "이렇다 할 트리거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이 잘 버티고 있다는 점을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달 하순 IMF(국제통화기금)의 중국 위안화 SDR(특별인출권) 편입여부가 결정되고 내달 ECB(유럽중앙은행)의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코스피는 20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며 "대형주 내에서의 종목플레이가 펼쳐지는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상승을 견인할 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그나마 실적모멘텀이 양호한 쪽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관 비중을 살펴보면 내수, 서비스 업종의 비중이 높은 반면 수출, 제조업의 비중이 낮은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리밸런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성장주 중에서는 제약/바이오와 화장품 업종이, 가치주 중에서는 자동차, 에너지 업종이 투자매력이 높다"며 셀트리온, LG생활건강, 현대차, 한라홀딩스, SK이노베이션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또 내년 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를 것에 대비해 강원랜드, 오뚜기, 메디톡스, 컴투스 등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춘 종목이나 KT, 삼성전기, 두산인프라코어 등 구조조정 이후 주가모멘텀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분석팀장도 "매물 소화 마무리 이후 종목별 추가 반등이 시도될 것"이라며 "현 조정 시점을 이용해 가격 매력있는 중대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수급이 양호하고 추세가 유지되는 코스닥과 중소형주도 관심을 지속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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