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발행 석달째 급감..업계 "단순 총량규제 안돼"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5.11.2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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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초자산별 헤지거래 지침 마련해야"

ELS발행 석달째 급감..업계 "단순 총량규제 안돼"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줄면서 전체 ELS 발행량이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이 늘면서 자금쏠림 현상이 심해지자 금융당국이 신규 발행을 제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순히 발행총량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증권사들이 판매한 ELS 규모는 2조1229억원으로 지난 9월 3조6081억원, 10월 2조455억원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ELS가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매달 6조~10조원 가량씩 판매되던 것과 비교하면 50~80% 위축된 것이다.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지난 9월에 1조5912억원, 10월에 2845억원이 발행됐고 이달에는 438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발행건수로는 9월 501건, 10월 160건, 이달에는 202건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 8월까지는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매달 공모와 사모를 합쳐 1000~1700건, 4조~8조원씩 발행됐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ELS 신규 발행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에 홍콩 증시 급락 여파에 따라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을 자제해달라는 지침을 내린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을 전월 상환액의 100%가 넘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내년 2월부터는 홍콩 H지수가 1만포인트 이상일 때에는 매분기 발행액이 전분기 상환액의 70%를 넘지 않아야 하고 9000~1만포인트 사이에서는 80%, 8000~9000포인트 사이에서는 9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점진적으로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잔액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앞으로는 상환되는 ELS가 있어야만 신규 발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최근 홍콩 증시 하락으로 조기 상환되는 ELS가 급감해 사실상 신규 발행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전체 ELS 상환액은 2조1409억원으로 전달의 4조6471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ELS 상환액은 10월에는 1조3266억원, 이달에는 1조7499억원에 그쳤다.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환액도 지난 9월에 1조1712억원으로 전달의 3조4376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고 10월에는 1127억원, 이달엔 4382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신규로 발행할 수 있는 규모도 급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ELS 발행 총량을 규제하기보다 각 기초자산별로 헤지거래 지침을 만드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HSCEI를 대체할 기초자산을 찾고 있지만 다른 자산으로도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지금과 같은 위험은 반복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이 헤지를 위해 매수해 놓은 ELS 각 기초자산의 선물 미결제약정 규모가 그 기초자산 전체 선물시장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기초자산별 분산투자를 2~3년에 걸쳐 서서히 유도하는 등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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